중국 브랜드의 약진

#패션, #브랜드, #명품

by 케이엘

어렸을 당시 일본 워크맨이나 미국산 제품과 같은 해외 브랜드의 제품들의 품질이 국내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났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당시만 해도 국내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도는 해외 제품에 한참 못 미쳤으며, '메이드 인 USA',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라벨이 곧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국내 생산을 강조하는 것이 마케팅의 일부분이 되었고, 많은 소비자들이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품질에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뚜렷한 인식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것은 분명 시대의 큰 흐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인식의 변화는 최근 중국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의 부유층은 까르띠에, 이브 생 로랑과 같은 서구 명품 브랜드 제품을 신분과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며 경쟁적으로 구입하곤 했으나, 최근 들어 라오푸(Laofu), 마오거핑(Maogeping), 송몬트(Songmont)와 같은 자국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들 브랜드는 중국 고유의 문화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제품에 녹여내고, 애국심과 자부심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서구 명품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 내 명품 매출이 감소하고, 자국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까르띠에의 모회사인 리치몬트의 최고경영자조차 라오푸를 국수주의와 애국심에 결합된 강력한 브랜드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라오푸는 홍콩 상장 이후 큰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50억 달러를 넘어섰고, 반대로 구찌의 모회사는 주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과거에는 핸드백, 보석 등 서구에서 들여온 브랜드에만 의존하던 중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국내에서 디자인되고 생산된 브랜드를 알아보고, 실용성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쪽으로 선호가 바뀌고 있습니다. 마오거핑 같은 화장품 브랜드는 현지 여성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을 제공하며, 국내 제품은 품질이 좋지 않다는 예전 인식을 깨뜨리고 있으며, 송몬트와 같은 신생 브랜드들은 중국적 디자인의 현대적 해석과 지속가능성, 글로벌 트렌드를 모두 아우르며 새로운 명품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에르메스나 샤넬, 루이비통 등 전통적인 글로벌 명품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하며,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 브랜드만의 자산 가치를 선호하며, 중국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동일한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라오푸와 같은 브랜드가 바깥 세계로 진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중국 전통문화와 미학에 기반한 제품과 마케팅이 글로벌 고객들에게도 통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변화와 K문화가 세계화된 것을 되돌아본다면, 현재 중국 브랜드의 약진과 함께 소비자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명품 시장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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