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미사일, #드론, #벙커
독일은 20년 전만 해도 자국 영토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여 대부분의 방공 벙커를 폐쇄하거나 해체했습니다. 냉전 시절 약 2,000개에 달하던 벙커는 지금 580개만이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실제로는 대부분 사용 불가능한 상태이며 정기적인 유지보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현재 독일 인구 중 0.5% 정도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 세계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면서,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026년까지 시범적으로 백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를 마련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며, 기존의 공공건물을 대피소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무부와 연방 시민보호재난지원청 등 관련 부처는 민간인이 가까운 대피소에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재배치하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개개인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독일은 2029년까지 "전쟁 대비 완비 상태"를 갖춘다는 목표하에 군사뿐 아니라 시민 보호 시스템 전반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단지 전투 장비를 확충하는 것을 넘어서, 민간인이 미사일 파편, 드론 공격 등 실질적 위험으로부터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 차원에서 준비를 강화하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국가 핵심 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심도 깊은 지하시설부터 소규모의 분산된 보호소까지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가 검토 중이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하실, 지하철역, 지하주차장 등의 기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대한민국도 시민 보호 및 민방위 대피를 위한 체계를 법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시설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특수한 지정학적 상황 때문에, 우리 정부는 비교적 일찍부터 다양한 형태의 민방위 훈련과 시설 구축을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전국 주요 도시에 약 2만여 개의 민방위 대피시설이 등록되어 있으며(국내 인구 대비 약 2배 수준인 1억 명 수용 가능), 이 중 상당수는 지하철역, 지하주차장, 지하도 등 공공시설과 연계되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드론이나 미사일 위협과 같은 현대전 양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피시설 개선과 경보 체계 디지털화가 일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4년부터 대중교통 환승역 등 핵심 지점에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방공 대피소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행정안전부는 민방위 앱을 통해 인근 대피소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관련 행동요령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존 대피소 다수가 1970~1980년대 기준으로 설계되어 실제 대피와 생존에 필요한 공기정화, 식수, 위생 등 필수 요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보다 실질적인 시민 보호를 위해 대피소의 현대화, 구조적 보강, 분산형 대피체계로의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궁극적으로 시민 보호는 군사력 못지않게 중요한 안보의 한 축입니다. 독일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평시에 철저한 대비와 적극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야말로 억지력과 생존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앞으로의 안보 환경 변화에 발 빠르고 균형 있게 대응하는 민방위 체계를 정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