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를 위한 긍정적 사고와 자존감 있는 행동
"즉시 입원해서 수술받아야 합니다" 가지고 간 건강검진 결과지와 영상 자료를 보고 김 교수가 미동도 없이 판사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왜요 그 정도로 심각합니까?" 하고 물을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 마른하늘은 아니었지만, 날벼락같은 소리였다.
상행 대동맥 직경은 원래는 3.5cm 내외여야 하는데 나는 6.8cm였다. 김 교수는 "보통 4.5cm 이상은 수술적 치료가 일반적인데, 환자분께서는 너무 부풀어서 서둘러 예방적 수술을 해야 합니다"라고 선택지 없는 답을 주었다.
큰 병원을 가서 상의해 보라는 말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도 이렇게 빨리 입원과 수술 진행될 줄은 몰랐다. '어찌 이런 일이 나에게'라는 탄식과 함께 늦지 않게 발견해서 수술하면 언제 일어날지 모를 '몸속의 시한폭탄'을 제거하고 나를 돌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 하고 마음을 담담하게 먹었다.
'러키 비키'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아이브의 장원영은 스페인 여행 시 자기 앞에서 사고자 하는 빵이 떨어졌을 때 운이 없다고 하지 않고, 갓 나온 빵을 받게 된 것을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유퀴즈에서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주체적 주인의식을 갖고 큰 고통이 지나면 두 배의 행운이 있고, 혹은 그에 대한 보상은 분명히 있다며, 보상 없는 고통은 없다. 설령 없더라고 그렇게 믿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는다"라고 했다.
이처럼 초긍정 마인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현실의 고통을 생각의 전환을 통해 힘듦을 이기고자 하는 청년세대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정말 좋아. 서연아 넌 정말 강하고, 넌 정말 행복하고, 넌 정말 예뻐" 영화배우 진서연이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에게 매일같이 주문처럼 하는 말이다.
그녀는 영화 '독전(2013년 개봉)'에서 '보령'역으로 12년 무명배우 설움을 떨쳤다. 그 설움을 떨치기 위해 그녀는 독하게 준비를 했다. 평소 몸매 관리는 물론이고 독백 연습, 발음 연습을 매일 두 시간씩 했다. 그 루틴을 지키지 않으면 자신이 무너질까 봐서, 기회가 왔을 때 못 잡을까 봐서 그랬단다. 그렇게 해서 얻은 기회가 '독전'이다. '듣보잡 배우가 쫄지 않기 위해서 영화도 숨소리 하나까지 계산하고 준비했다.
서연은 세바시(1885회)에서 '엄마적 사고'를 강조했다. 엄마가 아이를 챙기는 것처럼 내가 나를 잘 먹이고, 잘 씻기고, 잘 보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내가 나를 키우는 것이다. 그녀는 어릴 적 엄마한테 인정받는 것처럼, 나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당당한 매력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마운트시나이 세인트 루크병원 심장내과 알랜 로잔스키(Alan Rozanski) 박사 연구팀이 23만 명이 참여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낙관론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35%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심장마비나 뇌졸중 사망 위험도 낮았으며, 이는 10~90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같은 양상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하버드대학의 연구에서도 희망을 품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한 신체와 습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긍정 마인드와 행동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혈압약을 복용한 지 10여 년 이 됐다. 현역 시절에는 바쁜 직장 생활에, 물러나서는 정신과 육체 노농(가업 농사일)에 빠져 나 자신을 별로 돌보지 않았다.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충실하려 시간과 거리를 쪼개 생활했다.
예상하지 못한 대동맥류 예방적 수술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어찌 보면 내가 나에게 준 쉼표 그리고 느낌표다. 퇴직 후 가업으로 2~4년 이어오던 벼농사는 지인에게 부탁하고, 현역 시절에 했던 비슷한 일을 2년간 하는 중이다.
일과 건강 분명히 현역 시절과는 다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에 맞게 속도와 강도를 맞추는 중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초긍정 마인드인 원영적 사고와 자신의 몸을 자식처럼 돌보는 서연식 실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