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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거야

한사성 국회토론회 전날 쓴 글 by. 리아

인터넷에 당사자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진을 올리는 남자들이 있다는 거,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디씨를 했더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소라넷뿐만이 아니었다. 나 어렸을 적에는 다음 카페도 있었을 만큼 남자들이 당당(ㅋ…)했다. 


성관계를 찍은 것, 용변 보는 모습을 찍은 것, 내가 이년을 따먹었다는 자랑 차원에서 자고 있는 여자의 얼굴과 속옷을 찍은 것 등등부터 시작해서 그냥 프로필 사진을 올려두고 ‘능욕’하는 모습까지 다 봤다.


나는 무엇을 확인하려고 그렇게 남동생 신상을 빌려 남자인 척하면서까지 계속 스크롤을 내렸을까. 


눈이 빨개지도록, 샅샅이 댓글들을 뒤져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엄청나게 많은 회원 중에는 누군가의 아버지도 있고, 경찰도 있고, 공무원도 법조인도… 세상의 온갖 ‘멀쩡한’ 사람들이 있었을텐데. 갓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때는 포기하고 잊어버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
절망 대신 싸우기를 선택한 여자들 덕분에 소라넷이 폐지 되었고,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성폭력들이 공론화되며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이젠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얘기할 차례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주는 분들에게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당장 이번주 금요일인 7월 7일에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 대검찰청, 경찰청과 함께 ‘사이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입법 정책의 개선’을 토론하는 자리를 연다고 한다. 유승희, 진선미, 권대혁 국회의원이 함께하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남인순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맡아주신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니 다들 할 수 있는 일을 해 주시기를. 공유를 통한 홍보도 좋고, 참석해 주시면 더 좋다. 페미니스트 참석자들로 80석을 꽉꽉 채워 법을 만지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싶다.

행사는 잘 마무리되었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이메일: cybersv.rc@gmail.com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홈페이지http://www.cyber-lion.com/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ybersv.rc/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cyber_sv_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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