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에 관한 문제를 풀어보자. 기호식품으로 꽤 매우 무척 인기가 있고, 전 세계 하루 소비량이 25억 잔을 넘어선다는 커피에 대한 단답형 문제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9%를 차지하는 커피나무 2종을 쓰시오. 정답은 아라비카(Arabica)종과 카네포라(Canephora)종. 2종 모두 꼭두서니(Rubiaceae)과 코페아(Coffea)속이다. 카네포라종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품종이 로부스타(Robusta)다. 향미가 부족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 에스프레소 블렌딩이나 인스턴터커피 제조, 자판기용 커피로 많이 쓰인다. 가로등 불빛은 점멸등처럼 켜졌다 꺼졌다 하고 긴 골목 끝에 반가운 누군가 있고 그 옆에 친숙하게 서 있는 자판기, 그 자판기 안에 든 커피가 로부스타다. 짧은 머리를 손으로 빗으며 한 발로 땅바닥을 툭툭 치며 경사진 계단 난간에 기대어 마시는 커피다.
아라비카종에는 티피카(Typica)와 부르봉(Bourbon)이 주를 이룬다. 티피카는 지구 최초로 발견했다는 목동 칼디 이야기에 나오는 그 커피다. 어원에 대표적인, 그리고 전형적인 원품종이라는 뜻이 담겼다. 아는 만큼 맛있고 원산지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무릇 커피는 뜨거울 때 후르룩이 제 맛이다. 카페인은 흥분과 각성효과가 있어서 주의력이 좋아지고 인지기능이 향상되고 피로감이 줄어 도움이 된다는 그런 논리는 잊자.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수면장애, 불면증이 나타난다지만 커피가 몇 가지 병을 예방한다는 것도 사실이니 좋아한다면 가까이 두고 즐기자. 오늘도 스페셜한 커피를 찾아보자.
오늘의 커피는 당근 케이크, 초콜릿 비스킷과 어울린다. 기분 좋게 따스함이 전해지는 마음 살핌 커피다. 살면서 받는 오해나 좋지 않은 평가들을 모두 피할 수는 없지만별거 아닌 듯 지나갈 수 있게 작은 용기를 준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이 간단치 않은 일이 되어버렸을 때 마시자. 다양한 너츠의 고소함이 위안이 된다. 사르륵 녹는 부드러움이 있다. 씁쓸하지만 그립고 소중한 기억이 떠오르는 커피다. 음식을 나누면 마음을 나누게 되듯이 커피도 같이 마시면 마음을 나누게 된다. 우리 같이 달콤함으로 도피하자.
텍스트보다는 이미지가 납득에 효과적이라며 중간중간에 사진과 여백을 두어 편집을 하라는 아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난다. 녀석아, 엄마는 그리움에 잠길 때면 글을 쓴단다. 주절주절 혼잣말인 게지. 너도 나중에 알게 되겠지. 오늘의 커피는 그냥 내 마음 네 마음 같은 그런 커피다. 까다로움 같은 건 없고 상쾌하고 소박하게 뭔가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가을 햇살 같은 커피다. 어때, 같이 마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