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는 일반 도로는 물론이고 때로는 좁은 골목길도 가고 복잡한 시장 통 길도 지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을버스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타고 또 대부분 만원이다.
어느 저녁 무렵 마을버스에 예의 그렇듯이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던 버스 안에서 갑자기 아기 울음이 울려 퍼졌다. 모두 들 잠시 후면 그치겠지 하고 있었는데 세 정거장이 지나도록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심지어 그 아기 엄마는 아기를 달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를 본 승객들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줌마 아기 좀 달래 봐요”
“버스 혼자 탔나?”
“아니 아주머니 여러 사람 민폐 끼치지 말고 내려서 택시 타고 가세요” 등등 사람들은 아기 업은 엄마에게 원성의 소리를 쏘아대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는 듣는 둥 마는 둥 버스 창 밖만 쳐다보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에 달할 때쯤에 갑자기 버스가 정차하면서 버스 기사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모두들 영문을 모른 채 버스 기사가 돌아오기 만을 기다리는데 잠시 후 돌아온 버스 기사 손에는 막대 사탕 하나가 들려 있었다.
기사는 성큼성큼 아이에게 걸어가 아기의 입에 막대사탕을 물려주었다. 그제야 아기는 울음을 그쳤다.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사람들은 아직도 무슨 일인가 의아해했는데 잠시 후 승객들은 모두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게 되었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하는 아기 엄마는 버스기사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손등에 다른 한 손을 세웠다. 아기 엄마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 장애인으로 수화로 기사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아기 엄마가 내린 뒤에도 버스기사는 출발하지 않고 아기 엄마가 어둠에 넘어지지 말라고 한동안 아기 엄마 앞쪽으로 헤드라이트를 멀리 비추어 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느 누구 하나 “빨리 출발합시다!”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