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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4분

by 낭만 테크 김사부
기적의 4분.jpg

2006년 미국의 고교 농구 대항전에서 그리스 아테네 고등학교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라이벌인 스펜서 포크 고교와 벌이고 있었다.

마지막 4 쿼터에서 경기 종료 4분이 남고 10점 차로 경기를 이기고 있자 감독은 선수 교체를

지시했다.


그러자 농구 선수라고 하기에는 체구가 아주 작고 깡마른 백인소년이 코트에 들어섰다.

이 소년이 출전하자 갑자기 장내가 술렁이고 잠시 웅성웅성하더니 급기야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마저 모두 기립하여 그를 환영하였다.


그는 백넘버 52번의 제이슨 맥 얼웨인이라는 선수이다. 사실 제이슨은 선수가 아니고

코트 밖에서 선수들을 보조하고 잡무를 도맡는 매니저 역할을 하던 학생이었다.

따라서 그는 당연히 고교 3년 동안 단 한 번도 시합에 출전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제이슨은 어릴 적부터 자폐를 앓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슨의 형이 제이슨에게 농구를 가르치자 제이슨은 농구를 너무 사랑하게 되어

거의 매일 농구공과 함께 하게 되자 제이슨의 어머니도 제이슨을 특수학교로 진학시키지 않고

농구부가 있는 그리스 아테네 고교로 진학을 시켰다.


제이슨은 학교에 입학 마자 농구부에 입단하고자 테스트를 받았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이슨이 매일 농구부 주변을 돌면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장면과 시합하는 것을 지

켜 보자 감독이 그의 농구에 대한 열정에 감동해 농구부 매니저 역할을 제안했다.


매니저가 된 제이슨은 정규 시간에는 선수 보조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선수들이 연습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후에는 아무도 없는 코드에서 남몰래 혼자 연습을 하였다.

이런 제이슨을 3년간 지켜본 감독이 경기 종료가 4분여 밖에 남지 않고 10점이나 리드하자

제이슨의 소원인 코트에 서게 해 주기 위해 선수 교체를 한 것이다.


그래서 제이슨이 코트에 들어서자 이런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환호를 하였고 응원석에서는

제이슨의 애칭인 J-Mac 플래카드를 꺼내 흔들었다.

이 또한 감독이 사전에 학생들과 준비한 제이슨을 위한 격려의 이벤트였다.


모든 사람의 환호 속에 코트에 들어간 제이슨은 3점 슛을 시도하였지만 링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했고 수비진 돌파 후 레이 업 슛 시도도 무산되자 모두 안타까워했다.

물론 감독은 제이슨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그를 시합에 출전시킨 것이지만 어쩌면 공식 시합 출전은

오히려 그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제이슨이 다시 3점 슛을 시도하였고 공이 그림과도 같이 림을 통과하였다.

마침내 제이슨이 평생 처음으로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경기장은 곧바로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그런데 제이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후로 3점 슛

3개를 더 성공시키며 경기를 지배했고 약 4분간 무려 20 득점을 기록하였다.


마침내 경기가 79대 43으로 끝나자 친구와 관중은 코트로 몰려나와 제이슨을 끌어 안으며

환호하였다. 제이슨은 단 4분 만의 출전으로 최다 득점자의 명예를 얻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하게 되었다. 선수가 아니었던 그의 프로필은 등번호 52번을 가진 농구선수로

표시되었다.


그의 경기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갔고 미국의 주요 방송사는 앞다투어 이를 방영

하였다.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등의 영화 제작사는 이 감동스토리를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달려들었고 그의 애칭이 인쇄된 J-Mac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렸다.


그리고 10년 후 그는 전문 농구 마이너 리그에서 프로 농구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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