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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거울

by 낭만 테크 김사부
마법의 거울.jpg

아주 옛날 어느 왕국에 결점이 있는 사람이 거울을 쳐다보면 거울에 얼룩이 지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마법 거울이 있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 왕국의 왕은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이 마법 거울에 모습을 비춰 볼 여인을 초대한다는 포고문을 온 나라에 붙였다.

포고문은 이 거울에 모습을 비추어 아무런 얼룩이 없는 여인과 결혼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포고문을 붙인 지 시간이 꽤 흘렀는 데도 아무도 이 거울에 모습을 비추겠다고 나서는 여인이 없었다. 왕국 내의 명망 있는 집안의 여인들도 왕비가 되기 위해 거울 앞에 서고 싶었으나 괜히 나섰다가 거울이 온통 얼룩으로 가득 차 망신당할 것이 두려워 아무도 나서질 못하였다.


오히려 그들은 친구들을 찾아가 서로 거울 앞에 서라고 권하였다.

“너는 돈도 많고 예쁘고 어디 하나 부족 한 것이 없으니 거울 앞에 서도 얼룩이 없을 거야 한번 도전해 봐!”.

그러나 이런 권유를 받은 대부분의 여인은 자신의 결점을 스스럼없이 들추어냈다.

“아니야 사실 내 허리살은 매우 뚱뚱해”

“그래도 넌 피부가 좋잖아 네가 도전해 봐” 등등

그들은 서로 상대방에게 권유만 했지 거울 앞에 설 수 없는 수만 가지 이유를 대며 아무도 직접 나서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몇 달이 지나도 거울 앞에 서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랜동안 산에서 양을 키우던 어느 여인이 오랜만에 마을에 내려왔다.

그리고 그녀는 포고문을 읽자마자 바로 왕궁으로 향하였다.


왕궁에 도착한 그녀는 성문 앞을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말하였다.

“마법의 거울을 보러 왔습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많은 여인들이 과연 누가 마법의 거울을 보러 왔는지 보기 위해 성안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허름한 옷차림을 보자 실망하며 모두 수근 대기 시작하였다.


한 차례 웅성거림이 그치자 왕은 물었다.

“그대는 거울에 모습을 비추어 보겠는가?”

“예”

“그런데 그대는 아무도 거울을 보기 위해 나서지 않는데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결점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포고문에 완벽한 사람을 찾는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저 거울에 비추어 얼룩이 없는 사람을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러면 어서 거울 앞에 서 보거라”라고 왕이 말하자 그녀는 거울 앞에 섰다.


모두들 거울을 쳐다보았지만 거울에는 아무런 얼룩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자 많은 여인들이 “말도 안 돼!”하며 그녀를 밀쳐 내며 모두 거울 앞에 섰다.

역시 거울에는 아무런 얼룩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왕은 “약속 대로 나는 이 여인과 결혼하겠노라”라고 선포하였다.

많은 여인들이 그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였다.

마법의 거울은 마음의 거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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