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5화
사랑하는 미선에게.
어젠 밤새도록 잠못이루다가 그대 보내준 큐숀을 가슴 가득히 안고서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읍니다. 그 무슨 기억들이 날 이렇게 잠 못 이루게 하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날 내소사 가는 길에 낙조가 매일 떠올라 그대 체온과 함께 나를 잠 못 이루게 하는가 봅니다.
보내지 않겠다던 사진을 가슴에 안고서 그것도 매일 입는 미즈노 잠바 앞 단추 달린 주머니에 넣고서 하루 몇 번씩 잘 있었나 꺼내어 보고는 하루를 보냅니다.
누구를 기억하고 그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기쁨과 행복 또한 보장하는 줄, 해보는 사람 아니면 모르겠지요. 그대 또한 똑같은 마음이라 생각하지만. 어젯밤에는 그대 보고 싶어서 이때까지 보내준 편지를 하나씩 꺼내서 새겨 읽고는 또한 아리아스도 보고 그대 그 온기를 떠올리고는 혼자 즐거워합니다.
마침 녹음기에서 들국화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흐릅니다. 그대 생일날 가슴 가득 아름드리 장미를 드리고 싶었는데 잘 될 것 같지 않아요.
어제로 교육이 끝났는데 어느 과로 발령 날지는 잘 모르겠고 아는 대로 편지하겠읍니다. 그대 날 사랑하는 것 또한 믿음과 나 그대 영원히 사랑함을 약속함에 헛되지 않음을 우리가 모든 이 앞에 약속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전화하면서 이야기했듯이 화첩에 그대 사진 보면서 그대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요.
생각하는 만큼 실제만큼 예쁘게 그려졌으면 싶은데 마음대로 될런지. 그건 미지속이지만 해볼 겁니다. 나는 그 말 한마디를 굳게 믿습니다. 그대 자신 있다던 말. 나 또한 우리 변하지 않음을 그 누구 말일지라도 그대 나에게 해 준 한 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그대 목소리 듣고 그대 사진 보고 또한 그리움에 편지를 쓰며 아리아스 보다 훨씬 영롱하게 떠오르는 그대 모습이 생생한 가운데 가슴에 있으니! 그럼 건강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대할 때까지 안녕.
- 사랑하는 사람 -
PS. 다음 편지엔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 있으면 더욱 기쁨을 감출 수 없는데.
1.
나는
꼭꼭
그대 생각에
잠 못 이루는데 끝내
잠든 곳까지 찾아와
나를 깨우고는 빛 그늘 아래
웃음 짓는 그대를 가슴 가득 안으리.
2.
내 잠든 그곳까지
그리움에 찾아와
나를 깨우는 그대를
어이 잊으리
매일 혼자 숨겨 두었다가
하나 꺼내어 보고는 혼자 웃는다.
그대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사랑 움트는 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