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몬테수마

by 김동현


최근 친구 및 동료들과 술자리가 잦았다.

빨래 바구니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고, 바닥엔 머리카락이 수북했다.

아직 괜찮다고 스스로를 달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빈약한 머리숱을 볼 때면 마음이 조금은 복잡해진다.

이렇게 일상을 통째로 내려놓은 건 정말 오랜만이라, 그만큼 자유로웠다.


그런데 그만큼 방치된 존재가 있었다.

오늘 아침, 방 한쪽에 있는 나의 반려식물을 보니 흙 위로 하얀 곰팡이와 작은 버섯이 피어 있었다.

물을 너무 자주 준 걸까, 아니면 가습기 대신 분무기를 들고 온 집안에 뿌려댄 탓일까.


그래도 괜찮다.

모든 건 해결하기 나름 아니겠는가.

ChatGPT에게 물어보니 흙 윗부분만 살짝 걷어내면 된단다.

그 말을 읽고 나니, 마음까지 가벼워졌다.

뭐든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말로 괜찮다.


다만, 그런 탓인지 이파리들이 전보다 축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베란다로 옮겨 각도를 이리저리 맞춰가며, 햇빛이 잘 드는 자리를 찾아주었다.

식물은 말이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

아마도 무언가를 돌본다는 감각이

나의 일상을 묵묵히 지탱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KakaoTalk_20251101_110854607.png?type=w1 나의 식물 선생님


1.jpg?type=w1
4.jpg?type=w1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의 간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