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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May 06. 2022

[타인의 삶 4번] 수학 유튜브와 인강 강사 하는 친구

* 본 [타인의 삶] 시리즈는 도대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작성하는 코너임.


* 내가 고민하는 아래와 같은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봤음.


* 친구의 배경

- 이름 : 어경훈 (1994년생)

- 수학 강사

- 구독자 6.3만명의 유튜브 채널 [어피셜] 운영 중 (https://youtube.com/channel/UCVkMCHP44uMkZg74cljtQxg)

- 대학교 학과 후배로 알게 되어 지금은 가족만큼 친한 사이가 됐음.


Q는 나. A는 경훈이의 답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나는 해외에 있으므로 전화로 이야기


Q. 경훈아 너도 보면은 프리랜서잖아. 수입은 많지만, 어느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칫하면 백수의 삶과 똑같이 나태해지려면 나태해 질 수 있잖아. 내가 요즘 그러고 있는데 너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잡고 있어?


A. 형 나도 처음에는 진짜 개판으로 살았어. 내가 주로 하는게 학원 강의랑 과외잖아. 그런데 이게 회사 다니는 것처럼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이러는게 아니라. 그냥 강의가 있고 과외 시간이 잡혀있을 때만 하는거잖아. 그러다보니깐 루틴이 없어. 또 나는 유튜브로 광고도 들어오고 과외도 많이 들어오니깐 업로드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유튜브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거잖아. 회사에서처럼 업무 지시를 받아서 하는게 아니니깐. 완전한 자율로 하는거니 잘 안하게 되고 계속 나태해지는거야. 식사 습관도 불규칙하고 수면 습관도 불규칙하고.


Q. 그치. 아마 많은 프리랜서(혹은 프리랜서를 가장한 백수)들이 이렇게 살거야. 의무감이 없으니깐. 저 습관을 잡는게 진짜 개 빡세.


A. 형 나도 몇 달을 이렇게 살았다? 그런데 계속 살다보니 이렇게 사는건 진짜 아닌거 같은거야.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연구를 계속했어. 내가 연구를 보통 사람보다는 잘하는 편이잖아. 근데 내가 이걸 언어로 설명해본 적은 없거든? 그냥 감으로 느낌으로 하는거야. 근데 형은 언어화의 귀재니깐 내가 하는 방법을 쭉 설명해볼게. 형이 알아서 정리해.


Q. 오키.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얘기해줘봐.


A. 일단 지금 형 삶의 루틴이 어떻게 돼?


Q. 나? 글쎄.. 처음 해외와서 2달 정도는 이곳저곳 싸돌아다니고, 게스트하우스 가서 외국인 친구들도 만나고, 바다도 놀러가고 축제도 가고 그렇게 살았어. 그런데 이것도 한 2달 하니깐 질리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걍 호텔 하나 한달 계약하고 근처 산책하고, 수영하고, 책 읽고, 영화 보고, 디파이로 코인 투자하고, P2E 게임 하면서 돈 벌고. 걍 대충 그러고 지내고 있어.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심심해. 오전 11시에 일어날 때도 있고 오후 2시에 일어날 때도 있고. 자는 시간도 기상 시간도 식사 시간도 아주 그냥 개판이야.


A. 형 그렇게 여유 즐기는거 말고, 장기적으로 형이 시간 투자해서 하고 싶은게 뭔데?


Q. 지금 당장 하고 싶은거는 너처럼 구독자 많은 유튜브 채널 만들고 싶고. 그리고 디파이나 NFT나 가상화폐 거래소 만드는 방법 같은 책들을 여러권을 쓰고 싶어.


A. 그런데 그걸 왜 안해?


Q. 몰라. 막상 하려니깐 귀찮아. 해야 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한데. 실무적으로 저거를 이루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노력이 매우 귀찮고. 지금 당장 모아놓은 돈도 있고, 사는게 편안하니 걍 흘러가는대로 책이나 읽고 코인 투자나 하고 싶어.


A. 형 일단 그게 첫번째 문제야. 내가 봤을 때 지금 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간절하지가 않다는거야.


Q. 그런가. 그런데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 대학교 입시 4수를 했잖아. 그 때 내가 가진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깐. 기초생활수급자에 돈도 없고 실업계 학교 졸업장 하나 있고 그러다보니 아 이거 좋은 대학 못 가면 내 인생 끝장나겠다. 내게 닥친 모든 상황이나 현실이 자연스럽게 ‘이 환경 탈출 못하면 좇된다. 공부 열심히 하자’ 이런 간절함을 줬단 말이지? 그러니깐 기를 쓰고 4년을 공부한건데. 지금하고 그 때는 상황이 다르잖아. 나 이미 노력 많이 해서 자본이나 스펙이나 이룬 것도 많고. 이제 고생 좀 그만하고 싶어.


A. 형 무슨 형이 60대 할아버지야? 이뤄봤자 뭐 얼마나 이뤘다고 벌써 쉬고 있어. 형 코인 할 때나 군대 있을 때 고생한거 알지. 그동안 노력 많이 해서 우리 또래 중 앞서 나가는 것도 맞고. 형 그렇게 따지면 나는? 나도 쉬려면 쉬면 돼. 차가 전부는 아니지만 나도 포르쉐 타고 다니고 유튜브 수입만 1년에 삼성전자 신입사원 연봉 이상으로 들어와. 인강하고 교재 판매 수입으로만 몇 억씩 벌고. 그런데 나는 이 정도 수입도 성에 차지도 않아. 형 이지영 강사라고 알아? 그 분은 2014년 이후로 년 수입이 100억 밑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대. 문과생만 듣는 사회탐구 영역인데도 그렇게 벌어. 나는 전 수험생이 다 듣는 수학이잖아. 그 강사보다 더 벌거야.


Q. 그건 사람들의 간절함을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사교육 시장이라 그렇고. 나는 사교육 시장 관심도 없고, 너도 알다시피 내 성향이 돈 많이 모아봤자 나 쓰지도 않아. 강박증적으로 절약을 해서 그냥 곳간만 쌓아둘 뿐이야. 저렇게 큰 돈을 벌어도 나는 안 쓸거를 알기에 동기부여도 안되고 별로 모으고 싶지도 않아.


A. 그러면 돈 말고 다른걸 예로 들게. 형 지금 나 매일 밤 9시마다 헬스하러 가거든? 그런데 나도 가는거 진짜 귀찮아. 하루종일 과외하고, 교재 연구하고, 유튜브 찍고 이러면 진 다 빠져서 힘들어. 오늘 하루만 빠질까 이런 유혹도 당연히 와. 그런데도 나는 운동 하러 가. 가서도 설렁설렁 하는게 아니고, 헬스를 보면 3분할이나 5분할 이런 운동법이 있거든? 미리 계획한대로 오늘 하체 운동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하기로 했으면 그거 무조건 다 하고 와. 하기 전까지 집 안 돌아와.


내가 왜 이렇게 하는 줄 알아? 이렇게 운동해서 달라지는 내 모습을 보고 싶어서야. 인강이나 유튜브 촬영 화면에 담기는 내 모습이 더 멋있었으면 좋겠다. 이 목표로 저 습관 만들어서 하는거야. 형은 자꾸 간절함을 예전에 인생 아무것도 없을 때 목숨 걸고 했던 대학 입시 정도 급의 감정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간절함만이 다가 아니야. 간절함이라는 감정에도 수치가 여러 개가 있어서 형이 예전 입시 때 느꼈던 감정을 100이라고 치면 지금은 0이잖아. 운동에 있어서 나는 저 100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30 정도의 간절함을 느끼는거야. 내가 상상하는 바뀐 내 몸을 빨리 보고 싶다. 그걸 상상하면서 계속 매진하는거지. 실제로 꾸준히 하다보니 체지방은 빠지고 근육량이 늘고 있고. 형은 살아온 삶 때문에 너무 극단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어서 뭐든 100 아니면 0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중간 정도의 간절함인 저 30이 있다니깐? 내가 형보고 목숨걸고 하라는게 아니잖아. 그냥 딱 30 정도. 저 정도의 간절함은 와야 해. 목표를 세웠으면 간절함을 부여해야지. 그것도 없이 지금 도대체 뭐하는거야.


Q. 맞는 말이기는 한데, 내가 반골 기질이 있으니 반론하고 싶은게 있어. 일단 나는 성인 ADHD가 있어. 이거는 과학적으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뇌에서 재흡수가 되지 않는 문제야. MRI로 ADHD 질환자들을 검사해보면 공통적으로 뇌의 기저핵에 우측 조가비핵과 창백핵의 부피가 정상인보다 쪼그라들어있는 현상이 관찰 돼.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충동적이 되고 계획적으로 살지 못하게 된대. 대신 창의성이 발달하고. 그러니깐 너하고 나는 뇌가 다른거야.


A. 뭐? 기저핵 뭐라고?


Q. 우측 조가비핵과 창백핵.


A. ㅋㅋㅋㅋㅋ 아니 용어 한 번 되게 어렵네. 그러니깐 형 말은 형의 뇌에 문제가 있다?


Q. 맞아


A. 형 그게 무슨 이상한 소리야. 그래 좋아. 형의 뇌하고 내 뇌는 다르겠지. 사람마다 뇌의 구조는 다르니깐. 그런데 내가 봤을 때 형이 지금 말하는 이거 플라시보 효과야. 형 진짜 머리는 쓸데없이 좋아서. 맨날 책 읽고 뭔가를 공부하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이론을 어디선가 찾아와. 물론 나도 형이 쓰는 글 읽고 형하고 얘기하면 시야도 많이 넓어지고 대화하다보면 책 읽는 것만큼 많이 배워. 형이 가지는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도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문제는 뭔지 알아? 형은 맨날 이론만 공부하고 행동을 안한다는거야. 


책들을 어디서 그리도 많이 읽어가지고. 이건 이 이론에 따라 안되고 저건 저 이론에 따라 안돼. 형 진짜 그거 다 플라시보 효과야. 형 안해봤잖아. 뇌가 다르고 호르몬이 다르고 그런 말 하지 말고 일단 내가 알려주는거 한번만 따라해봐.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이유 없는게 어딨어. 뭐든 다 이유를 설명 할 수 있지. 형이 많이 배워서 반대급부로 유발되는 방어기제는 단점이야. 그냥 믿고 따라해보고 안되면 그 때 얘기해.


Q. 알았어. 도대체 그 방법이 뭔데?


A. 자, 형 MBTI 중 맨 뒤에꺼 뭐야?


Q. 나는 P지. 그냥 P도 아니고 슈퍼 P라서 계획 세우는거 극혐하고 매사에 삘 가는대로 느낌가는대로 살아. 그러니깐 지금 해외에 있잖아.


A. 형 나도 어느 정도 P의 성향이 있는거 알지? 나는 딱 P하고 J의 중간에 있거든. J들을 보면 계획을 세워서 잘 실천하잖아.


Q. 그치.


A. 무조건 장기적인 목표를 이룰려면, 이 J 성향을 가지고 와야 해. 형이 예전에 나한테 추천해줬던 책 <마시멜로우 이야기>있잖아. 나 그거 형한테 설명 듣고 학원 수업 할 때나 과외 학생들한테 많이 얘기하거든? 지금 당장 충동적인 것을 참고 노력하면 미래에 더 큰 결실이 나온다. 이거를 실험한 논문을 나한테 형이 알려준거잖아.


Q. 그랬지. 그런데 그건 수험생한테나 통하는거고 나는 지금 수험생이 아니잖아.


A. 봐봐. 형 또 방어기제 나온다. 형 이거 수험생 말고 그냥 일반인들한테도 원리를 적용 할 수 있어. 나도 처음에 프리랜서로 살면서 생활 습관 개판이었는데 지금 이거 다 잡아냈다니깐.


Q. 오호


A. 형 내가 형한테 카톡으로 내가 이번주에 세운 주간 계획표 하나 보내줄게. 한 번 켜봐봐.


A. 내가 보내준 일주일 단위 계획표 PDF 파일 양식 있지? 그거를 활용하면 되는데, 아이패드 노타빌리티 앱을 써서 애플펜슬로 나는 작성을 해. 시간은 매주 일요일 밤 저녁.


Q. 오키 다운 받아서 보고 있어.


A. 자 여기서 내가 알려줄 핵심은 뭐냐면, 기존에 우리가 초등학교 썼던 계획표나 학교에서 알려줬던 계획표 있지? 그거 전부 MBTI가 J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는 사람들만이 실천 할 수 있는 계획표야. 너무 빡빡하고 비 현실적이라고.


Q. 그치. 그래서 나도 어렸을 때 계획표 몇 번 썼다가 지키지 못하고 자괴감 들고 그래서 때려쳤어.


A. 그거는 형이나 나나 P의 성향이 있어서 그래. 물론 나는 형만큼 극단적으로 삘 가는대로, 하고 싶은 대로 모든걸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막 형처럼 갑자기 삘 꽂혀서 다음날 해외로 출국하고 이런 자유로운 영혼은 아니지만. 나도 P가 중간 정도는 있으니 이거 하다가도 저거 하고 싶고. 다른 유혹 거리가 있으면 그거 하고 싶고 그런단말야. 형하고 반대되는 성격인 극단적 J들은 진짜 로보트처럼 딱딱 계획 지켜서 맞춰서 사는데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 우리는 그게 아니잖아.


Q. 그렇지. 나는 그렇게 로보트처럼 못 살지.


A. 그런데 형 우리가 그런 로보트는 될 수 없어도 반쯤은 로봇이다라고 생각하고 살아야 해. 무슨 의미냐면 나 같은 경우, 일주일 계획을 세울 때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을 딱 3가지만 적어.


  - 아침 9시에 일어나기

  - 아침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 2시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하기

  - 밤 9시에 헬스장을 가기


그냥 이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그냥 최우선 순위 중에 우선순위야. 운동하는 이유는 아까 말했고, 영어도 나도 형처럼 카투사를 가고 싶어하잖아. 그래서 카투사에 원서 접수 할 수 있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성적을 맞춰야 하는데 영어라는게 단기간 안에 느는게 아니잖아. 형이야 대학 입시 4수도 하고, 국가대표로 국제대회도 나가고 그랬으니 영어에 자연스레 투자된 시간이 많지만 나는 평생 수학만 공부했잖아.


Q. 그렇지


A. 그래서 나는 이게 갑자기 하루 아침에 될 수 없다는걸 아니깐 장기적인 계획을 잡고 시간 투자를 하는거야. 스택을 쌓아올리는거지. 목숨 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나한테는 이게 30 정도의 간절함은 되니깐. 형도 유튜브나 출판 같은 당장 30 정도의 간절함은 가질 수 있는 목표는 있잖아. 그게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서 이루어지지는 않아. 매일 매일 쌓아올려야 해. 형은 지금 하고 싶은거 있으면 그냥 삘 가는대로 하고 있는데, 그건 형 성격이니깐 좋다 이거야. 그런데 딱 하루에 2시간, 3시간 정도만 내가 영어랑 헬스에 투자하듯이 일요일 밤에 계획표를 세우면서 딱 이 시간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저걸 하자 이 간절함을 일요일 밤에 다지는거야.


Q. 그런데 살다보면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다거나. 친구를 만난다거나 그런 일이 있잖아. 그러다보면 계획이 흐트러지잖아.


A. 당연하지. 나도 예를 들면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친구를 만나는게 예측이 안되잖아. 사람 인생이 어떻게 예측이 되겠어. 당연히 예측이 안되는 돌발 사건이 수두룩하게 나오지. 그러니깐 내 계획표를 보면 빡빡하지 않아. 딱 제일 중요한 3가지만 반드시 지키고, 나머지는 널널하게 시간 잡고. 중간 중간 텀을 엄청 길게 둬. 계획표를 빡빡하게 세우면 절대 못 지켜. P하고 J를 섞어야 해. 그러니깐 J의 힘으로 일주일 단위의 큰 그림을 그리고, 거기서 제일 중요한 3가지는 반드시 지키되. 하루의 나머지 부분은 P처럼 널널하게 하는거야.


이 때 중요한 것은 저 제일 중요한 3가지. 예를 들어,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영어 공부라고 하면 이 때만큼은 절대 최우선순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영어 공부만 하는거야.


Q. 그 시간에 갑자기 다른거 하고 싶거나 혹은 그 일을 다 못 끝내서 시간이 넘어가면?


A. 형 하고 싶지? 그래도 참아. 일단 그 시간에 무조건 그걸 해. 일요일 밤 시간에 주간 계획을 세울 때 나한테 약속을 한거니깐. 그리고 만약에 그 일을 다 못 끝내서 시간이 넘어가지? 그러면 형의 예측이 실패한거야. 그 시간이 되면 더 하지 말고 일을 무조건 멈춰. 그리고 다음 정해진 스케쥴을 해.


대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형의 예측이 실패했지? 예를 들어 2시간으로 정했는데 실제로는 공부량이 더 많아서 3시간은 들어갈 것 같아. 그러면 돌아오는 일요일에 다음주 계획표를 세울 때 그걸 반영하는거야. 즉, 형이 직접 몸으로 겪은 부분.


예를 들어, 아 이 때는 내가 놀고 싶어지는 심리가 생기는구나 / 아 이 정도 시간은 이 공부를 다 끝내기에는 부족하구나 / 이 때는 이것보다는 이거를 하고 싶구나. 이거를 충동적으로 하지 말고. 그런 생각이 나면 그것을 기록으로 적어만 둬. 스스로를 관찰해보는거야. 나에 대한 관찰을 통해 스스로도 잘 모르는 나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거지. 그리고 이렇게 관찰 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번 계획에 반영을 하는거야.


A. 형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처음부터 완벽주의로 생각하면 안돼. 처음부터 완벽하게 세울 수 있는 계획은 없어. 그냥 형이 첫주에 세운 계획은 무조건 실패한다고 가정하고 들어가야 해. 한 번에 Best Plan은 없어. 더 나은 Better plan이 계속해서 생기는거야.


Q. 그런데 나는 잠이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는게 힘든데? 과연 저렇게 짠 계획을 지킬 수 있을까?


A. 일단 나는 지켜야 하는 계획은 반드시 지키려고 해. 그걸 지키지못하면 나한테 화가 나. 그리고 형이 잠이 많은 것도 한 번 관찰해보는거야. 아 내가 9시에 일어나는 것은 할만하구나. 혹은 11시에 일어나는 것은 할만하구나. 이렇게 관찰 기록을 적어서 내게 자연스럽고 맞는 시간을 찾아내면 돼. 나는 지금까지 9시에 일어났는데 스스로 관찰해보니깐 7시에 일어나는 것도 할만 할 것 같아서 다음주 일요일에는 계획을 바꿀거야.


Q. 흠.. 스스로인 나를 관찰 해서 better plan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전략이구나.


A. 맞아. 완벽에 대한 강박증을 가지지 말고, 형이나 나는 J가 아니니깐. 우리는 자유로운 편이지 로보트 성향이 아니니깐. 대신 제일 중요한 3가지는 반드시 하는거야. 나는 오늘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앉아서 영어 공부를 했어. 허리가 뿌러지는 한이 있어도 내가 이걸 한다.


당연히 나도 딴 생각이 들지. 카톡도 보고 싶고. 그 현상이 나타나면 그거를 적어놓아. 아 이 시간에 이 행동을 하면 엄청 집중이 안되는구나. 이 때는 내가 감정적으로 엄청 싫증이 나는구나. 막 갑자기 다른거 하고 싶어도 참고 일단 이 악물고 해. 대신 그렇게 참고 하는게 힘들잖아. 그래서 그걸 적어놓아. 이렇게 힘든 감정이 느껴지지 않도록 다음번 일요일 밤에는 계획을 수정 해봐야겠다. 다음 번 계획도 완벽 할 수는 없겠지만 더 나은 Better은 될 수 있겠다.


Q.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당장 마음의 준비는 안드네.


A. 계획을 빡빡하게 세울 생각을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형은 P가 강하니깐, 갑자기 어디 놀러가고 싶거나 누구를 만나고 싶으면 그걸 하러 가잖아. 그걸 강제로 계획으로 찍어 누르려 하지 말고. 그건 형의 성향이니깐 한 주의 큰 틀을 정하더라도 예를 들어,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비워두는거야. 관찰 상 내가 이 때는 하고 싶은거 할 거 같으니깐. 걍 비워두는거지.


대신 진짜 중요한거 3가지. 나는 3가지인데 형은 1가지만 되어도 돼. 그것만큼은 전주 일요일에 정해둔 그 시간 / 그 요일에는 폰으로 알람을 맞춰서 수행을 하는거야. 그리고 끝나는 시간도 알람을 정해서 그 시간이 딱 되면 그만두고. 설령 못 끝냈으면 다음 번 계획에 반영하면 되니깐. 이 방법의 핵심은 J하고 P를 섞는거지. 형에게 큰 자유를 주되, 욕심 부리지 말고 꼭 해야하는 것 몇 가지만 일주일 단위 계획으로 잡는거니깐.


정해진 기상 시간에 일어나기 힘든 문제도 좀만 더 간절함을 가져봐. 일요일 밤에 그래도 내가 진짜 중요한 이것만큼은 이번주에 꼭 하겠다는 간절함 30만 발휘해봐. 그러면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을거야.


Q. 하나 걱정되는게 있어. 물론 P의 삶이 단점도 많지만 이게 주는 장점도 있거든. 예를 들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그 때 그 때 하니깐 그 순간만큼은 엄청난 몰입감과 집중력이 나온다는 것. 그리고 생각이 유연해지고 자유로워져서 창의성이 나온다는 것. 그런데 J처럼 계획을 세워서 수행하면 이 장점이 사라지지 않을까?


A. 물론 P가 가지는 저 엄청난 열정과 창의성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지. 형 그런데 나는 이렇게 생각해. 형이 지금 당장 어떤 것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들지? 막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으니깐 그걸 하고 싶고? 근데 내가 봤을 때 형이 더 계획적으로 살다보면 그것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지금 당장만 단기적인 시점으로 보지마. 그거 욕심내지 않고 흘려 보내도 반드시 더 좋은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나와. 예를 들어 볼게. 형 200만 유튜버 진용진 있잖아. 그 분을 보면 맨 처음에 [그것을 알려드림]이라는 컨텐츠로 시작을 했어. 그걸로 구독자 100만명을 모았지. 그런데 이 정도의 경험과 구독자가 쌓이니깐 그 다음으로 이 분이 낸 컨텐츠가 뭔지 알아? [머니게임]이야. 그리고 지금은 [없는 영화]라는 컨텐츠를 만들어. 이 분이 과연 구독자가 100명일 때 자신이 머니게임이나 없는 영화와 같은 창의성과 컨텐츠 기획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야.


J처럼 살면서 꾸준히 컨텐츠를 업로드하고, 구독자가 쌓이고, 경험이 쌓이다보니 어느 순간 더 나은 창의성을 보여준거야. 형은 지금 구독자 100명이야. 이 때 형이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른다고 해도 유튜버 구독자 200만명이 봤을 때는 별 것도 아니게 되는거야. 저 위치에 올라가면 볼 수 있는 것이 넓어져서 훨씬 더 좋은 창의성과 기획력이 나오게 돼. 그런데 형은 당장 올 P로 살면서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 당장의 자잘자잘한 것에 욕심 내면 큰 것을 결국 보지 못해. 큰 것을 보려면 J의 삶도 결국 살아야 하는거야. 창의성이나 자유로운 삶 다 좋지만, 그것도 J의 삶이 전제가 된 상황에서 세부적으로 P를 첨가해야 결과가 좋아. 프리랜서로 살려면 이런 원칙을 가져야 해.


아니 사실 이거 그냥 타고난 감과 느낌으로 아는건데. 형은 항상 무엇이든 언어화해서 설명해줘야 받아들이니깐 나도 내 무의식에 있는 걸 끄집어내서 말로 표현하고 있다. 진짜 형이랑 대화하면 언어 능력이 향상 되는듯.


Q. 나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거 좋아하잖아. 언어화해서 정리해야 나중에 망각하지 않고 되새기지.


A. 내가 봤을 때는 외우는 것보다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한데. 뭐 형은 그 능력이 떨어지고 대신 다른 부분이 발달했으니깐 그냥 외워서 암기 해. 형한테 부족한 능력들 남한테 언어화 해달라고 해서 달달 외워.


Q. 책 읽으면서 배우는 것도 많은데 이렇게 사람한테 배우는 것도 커. 몸으로 겪은 감각을 이야기해주는거니깐.


A. 오늘 이야기 한거를 마무리로 정리하자면, 나는 무엇이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생각해. 특히 계획을 세우거나 장기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이거를 한탕주의로 빠르게 달성하려고 하는데. 특히 형 같은 극 P의 성격들은 더. 물론 세상에는 시험 벼락치기나 특정 영역에 있어 이렇게 몰아서 단기간 안에 한탕 쳐서 되는 것들도 있어. 그런데 거꾸로 한탕으로는 이룰 수 없고 꾸준히 해야만 달성 할 수 있는 것도 많단 말이지. 예를 들어, 유튜브라던지 운동이라던지 내가 하는 수학 강의라던지, 영어라던지.


이런 분야에 있어서는 뭐든지 서서히 변해가는거야. 나는 10키로를 빼고 싶은데 이거를 벼락치기로 몰아서 빼는게 아니고 하루에 100g씩 100일에 걸쳐서 빼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형 성격도 급하고, 지금까지 벼락치기 해서 대학 학점도 좋았었고, 심지어 그 로스쿨 시험도 벼락치기로 붙었어 가지고 그런 경험들이 형이 빠르게 무언가를 달성하려고하게끔 하는 습관을 가지게 한 것 같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스택을 쌓아봐. 진용진씨 생각하면서 지금 당장 욕심내지 않아도 나중에 더 큰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면서.


원문 링크 : https://m.blog.naver.com/no5100/22270098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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