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두 번째 이야기)

바다 위에서 지진을 만났을 때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경, 배가 부산항 근처를 지나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여느 때처럼 배안에서 순찰을 돌고 있을 무렵 "쿵!" 하는 소리와 커다란 흔들거림을 느꼈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진동.


파다를 떠다니기에 평소에도 배는 어느 정도 흔들리지만 이렇게 몸이 움직일 정도로 크게 흔들리는 건.

태풍이 불 때와 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외에는 없는 일이다.

오늘은 날씨도 맑은 날이 었는데.... '큰일 났다! 엔진에 문제가 생긴 걸까?' 부리나케 엔진 쪽으로 달려갔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엔진. '뭐였을까? 날씨도 엔진도 이상이 없는데 그 진동은?'

그렇게 진동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부산항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게 된 소식

'포항 지진'

그 진동은 지진 때문이었다.

배를 타며 매번 흔들리는 게 일상이다 보니 흔들리는 건 별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바다 위에서 지진을 겪고 나니 어쩌면 우리가 서 있는 이 '판'에는 안정적인 곳은

없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 위에서는 지진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밟고 있는 '판'이 안전하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느끼지는 못하지만 지각'판'은 언제나 조금씩 움직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판의 이동'으로.


그렇게 보면 내가 바다에서 흔들거림을 겪는 건 특별한 일은 아니다

어차피 지구 위에 사는 우리 모두는 대륙 판 위에서 조금씩 흔들리고 있으니까

그걸 느끼지 못할 뿐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판'은 언제나 흔들린다가 그게 어디에서든 말이다



이전 02화빨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