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소리 없는 마음이 갈 수 있는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
M: 소리 없는 마음? 글쎄. 그렇게 멀리는 못 갈 거 같은데. 왜?
U: 나도 오늘 그 생각을 했어. 소리 내서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겠구나.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내 착각이구나. 그런 거.
M: 말을 안 해서 속상한 일이 생겼어? 왜 말을 안 했는데?
U: 모르겠어. 말을 안 해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거 같고, 굳이 말을 꺼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던 거 같아.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어. 얘기를 하지 않고 바라는 것만 많아졌어.
M: 흠… 근데, 음소거를 해 놓고 티브이를 본다고 치면 영상으로만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잖아. 마음도 똑같지 않을까? 마음이 내는 소리 없이 행동만 보고 이해하라고 하는 건 상대에게 너무 어려운 숙제 같은데.
U: 그치. 그렇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또 한 편으로는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 설명을 하면 뭐가 다를까 싶고.
M: 말을 한다고 상대가 너를 전부 이해할 순 없겠지.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런데 말을 하면, 적어도 알 수는 있잖아. 안다는 게 중요한 아냐? 이해하는 건 그다음 일이고.
U: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건가?
M: 당연하지. 영화 내용을 모르면서 영화를 이해한다고 할 수 있어? 단순한 차원에서야 그럴 수 있겠지. 근데 너는 깊이 이해받고 싶은 거잖아. 그럼 상대에게도 기회는 줘야지.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U: 쉽지 않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쉽지 않아.
M: 쉬울 수도 있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면. 우리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