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물

오늘 하루도 나는 건강을 위해 노력했다

by 김우드

2025년 9월 26일


유퀴즈에 나오셨던 김의신 박사님과 이계호 교수님께서는 공통적으로, 암에 걸린 환자들은 평소에 물을 잘 안 마신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맞다. 나는 정말 액체를 마시는 게 가장 힘든 사람이라 암 진단 전에는 물을 하루에 두 잔도 채 마시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거나 '하루 물 2L'가 모두에게 정답도 아니지만, 나는 몸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조차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암 진단 이후 나는 물을 의식적으로 마시려고 노력했지만, 어제는 또 두 잔도 안 마셨다는 걸 깨달았다. 건강을 위해 무엇이든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이 약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회초리를 들었다. 아프고 난 뒤에는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려 했지만 이건 아니지 싶었다.


'벌써 잊은 거야? 다시 아플 거야? 물 마시는 게 가장 기본적인 거잖아. 다시 잘 마셔보자!'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젯밤 끓여놓은 보리차를 따뜻하게 데워 좋아하는 라탄 컵 홀더에 쏙 들어가는 유리잔에 따르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며 천천히 다 마셨다. 그리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근데 이 칭찬이 오늘 하루에 긍정의 힘을 더해주었다.


무언가를 의식해서 일처럼, 숙제처럼 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되고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노력과 실행이 때론 성취감을 주고, 자존감을 세워주기도 한다. 숙제처럼 마신 한 잔의 물은 오늘 하루도 건강을 위해 나를 돌보는 작은 노력을 했구나!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이런 하루들이 모여 내일의 나, 내년의 나는 더 건강하고 단단해져 있겠지!라는 희망도 함께 마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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