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로 가는 추석

조금은 달라진 우리의 명절

by 김우드

2025.10.05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아침 8시가 넘어 느즈막히 시작된 하루. 집에서 식사를 챙겨 먹고 산책을 하고 돌아와 남편은 낮잠을 자기도 하고, 나는 책을 읽거나 이렇게 글을 남기며 보내고 있다. 오늘도 역시 다르지 않았을 하루였는데, 시댁에 가기로 했다.


시부모님께서는 올해 추석부터는 오지 말라고 말씀하셨었다. 사실, 예상치 못한 자유로운 명절이 반갑기도 했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이 스쳤다. 결혼 후 3년 동안 명절 전 날 시댁에 가서 하루를 자고, 명절 당일 시조부모님댁에 가서 아침 식사를 해왔다. 결혼 전까지 명절은 나에게 그저 긴 공휴일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결혼 후 명절에 의무적으로 '가야할 곳'이 생겼다는 건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결혼 전에 시부모님을 자주 뵀었지만, 결혼을 하고 명절이 되어 시댁에 갔던 느낌은 사뭇 달랐다. 내가 전을 부치지도, 음식을 만들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며느리라는 명함을 가진 후에는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 어머님 주변을 서성거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머님은 설거지 조차 시키지 않으셨다.


조금씩 느꼈던 것 같다. 어머님께서는 명절에 단지 큰 아들과 며느리와 시간을 보내고 싶으셨던 것 뿐, 주방의 손이 필요했던게 아니셨다는 걸.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부모님과 명절을 함께 보내보기로 했다. 명절 연휴에 어머님과 카페로 바람쐬러 가기, 어머님, 아버님과 한강 피크닉 가기! 30년 넘게 며느리로서 오랜 세월 살아오신 어머님께 조금 다른 명절을 선물해드리고 싶었다.


이번 추석 연휴부터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추석 전날인 오늘도 시댁에 가기로 했다. 며느리에게만은 명절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으셨던 그 마음에 감사하고, 나도 그저 감사한 마음을 전하러 가려고 한다.


오늘은 어머님과 이케아로 놀러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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