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장보기

나를 아끼는 작은 선택들

by 김우드


2025.10.12


아침을 먹고 오아시스 마켓으로 장을 보러 다녀왔다. 어젯밤 새벽배송 마감 시간 10분 전에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오늘 도착하는 새벽배송은 마감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가보기로 했다.


오아시스 마켓은 유기농, 무농약, 무항생제, 무첨가 식품 등을 중심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식품 플랫폼이다. 나는 암 진단을 받은 대부분의 장을 오아시스에서 보고 있다.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식비는 지출 항목 중 가장 비중이 적었다. 우리 부부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외식도 거의 하지 않았고, 장을 볼 때는 여러 선택지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을 골랐었다. 가끔 피자나 치킨이 먹고 싶을 땐 저렴한 냉동 가공식품으로 대신했다. 그리고 한 달 식비가 30만 원도 되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알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달걀을 살 땐 무조건 무항생제 여부와 난각번호까지 확인을 하고, 우유나 야채, 과일도 유기농이나 무농약 제품으로 고른다. 가공식품은 거의 사지 않지만, 가끔 간편식을 구매할 때는 오아시스마켓 같은 유통채널에서 원재료와 영양성분표를 꼼꼼하게 살피며 원재료가 단순하고, 나트륨과 당이 높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식비가 1.5배 정도 더 들지만, 건강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니 조금도 아깝지 않다.


나는 암 진단을 받고 3~4개월 동안은 식단을 정말 엄격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다른 암 환자분들 중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생활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물론 먹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선생님께서 '가끔 조금씩 먹는 것은 괜찮다'라고 말씀하셔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즐겁게 먹을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마음이 한결 편해져서 가끔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먹긴 하지만, 한두 개만 먹고 절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 모습이 싫지 않다. 이제야 '제대로 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장을 보는 모든 과정이 스스로를 아끼고 돌보는 행위로 느껴진다. 더 이상 과거의 나를 자책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 건강을 해친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소비와 식습관을 유지하려고 한다.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도, 결국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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