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우리가!

부모님과 함께한 식사

by 김우드


2025.10.10


내일 예정이었던 친정 부모님과 식사를 오늘 하게 되었다. 식사한 곳은 내가 퇴원 후에 엄마, 아빠와 갔던 한식집인데, 입맛이 까다로운 부모님도 좋아하게 되신 곳이다. 연잎에 찐 찹쌀밥과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여러 가지 반찬들이 단정한 도자기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남편은 언제나처럼 국그릇에 된장찌개를 덜어 우리 엄마, 아빠를 먼저 챙겨주었고, 엄마는 그런 남편에게, "며느리 같은 사위야."라며 남편의 싹싹함을 칭찬했다. 이제 남편도 우리 엄마, 아빠와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얘기도 잘하고, 식사도 잘하는 것을 보니 나도 덩달아 마음이 좋았다.


이제는 부모님이 잘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아빠의 젓가락이 가장 먼저 향하는 반찬이 무엇인지, 엄마가 두 번, 세 번 드시는 반찬이 무엇인지 보면서,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엄마, 아빠는 늘 이런 마음으로 우리를 지켜봤겠구나 생각하면서, 어릴때는 늘 챙김을 받던 내가 이제는 조금씩 부모님을 챙기는 자식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식사를 마치고, 역시나 엄마는 식사비를 결제하기 위해 벌떡 일어났다.

나/ "우리가 이미 계산했어."

엄마/ "언제? 왜 그랬어."

나/ "이번 식사는 우리가 사는 게 계획이었어."

아빠/ "취소하고 다시 결제해."


자식들이 가끔 식사 한 번 사드리는 것도 여전히 부담스러워하시는 부모님. 우리들 생일이나 해외여행을 떠날 때까지도 꼬박꼬박 용돈을 보내주시고, 생신 식사조차도 늘 사주시면서 말이다. 정말 친하고 좋아하는 친구에게도, 아니 형제간에도 한없이, 계산 없이 베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어떻게 그렇게 늘 주기만 할 수 있을까.


나는 평생 알 길 없는 그 마음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고, 평생 갚을 길이 없어 죄송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금씩 그 마음을 되돌려 드려야지. 오늘도 단순히 식사를 대접하는 게 아니라, 늘 받기만 한 죄송함과 감사함을 담은 우리의 마음임을, 엄마, 아빠도 분명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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