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곳에서 살고 싶은가
2025.10.08
오늘은 캠핑 두 번째날.
점심을 먹고 캠핑장과 가까운 한옥카페에 다녀왔다. 비가 그치고 난 뒤, 높고 청명한 하늘은 영락없는 가을 하늘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미처 흘러가지 못한 회색 구름이 머물러 있었지만, 그 아래 있는 한옥은 그저 단아하고 고즈넉했다.
카페는 완벽한 배산임수의 지형에 자리하고 있었다. 처마 밑 툇마루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 눈앞에는 초록빛을 잃고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드는 산과 고요하게 흐르는 강이 펼쳐진다. 작년엔 눈에 띄지 않았던 감나무에는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나무가 툭 떨어뜨린 감들은 잔디 위에 새초롬하게 앉아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고 있다.
복잡한 도시보다 자연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런 곳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여러 가지 관리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금세 자신이 없어지곤 한다. 최근에도 이사를 생각하며 단독주택이나 자연친화적인 타운하우스를 몇 군데 보다가, 결국 마운틴뷰의 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집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매일이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하자‘고 결심했는데, 결국은 아파트가 주는 안락함을 원하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리고 이내 깨닫는다. 살아보지 않고 하는 고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떤 집에서 어떤 삶이 우리에게 더 만족감을 줄지는 직접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살아보는 용기를 내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에 닿는다. 유한한 삶이라면, 경험해보지 않고 궁금해만 하다가 떠나는 것보다는, 경험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