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아침 식탁

우리만의 주말 아침

by 김우드

2025.10.26


아침에 눈을 뜨니 안방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문 밖에서는 남편이 밀대에 청소포를 끼워 바닥을 청소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 주 내내 외출을 해서인지 푹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이 묵직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아침형 인간이지만, 남편이 늘 먼저 눈을 뜬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와 핸드폰을 보다 잠이 들 때도 있지만, 오늘처럼 내가 자는 사이 청소를 해놓기도 한다. 어제 북촌 데이트로 피곤했을 텐데도 청소를 하고 있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작된 아침이었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배가 고플 남편을 위해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달걀을 찜기에 넣고, 탈수기에 잎채소를 넣어 물기를 털어낸 뒤 손으로 찢어 그릇 두 개에 나누어 담았다. 잘 익은 아보카도는 반으로 갈라 수저로 퍼내 먹기 좋게 슬라이스 했다. 사과도 아보카도와 함께 그릇에 올리고, 어제 사 온 런던베이글뮤지엄의 플레인 베이글을 오븐 토스터에 넣어 살짝 데웠다. 찜기에서 알람이 울렸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달걀을 찬물에 식히며 능숙하게 껍질을 벗긴 뒤 접시에 담았다. 이렇게 완성된 우리의 주말 아침 식사.


남편은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고, 삶은 달걀부터 야무지게 베어 물었다. 막 삶은 따뜻한 달걀이 너무 맛있단다. 매일 먹는 달걀도 '따뜻하니 더 맛있다'라고 예쁘게 말하는 남편 덕분에 마음까지 든든해졌다.


예전 같으면 아침으로 베이글을 한 개씩만 먹었겠지만, 이제는 식이섬유, 단백질, 좋은 지방까지 꼭 챙기는 나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 식이섬유나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몸이 '이제 탄수화물을 먹어도 안전해'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남편과 '런던베이글뮤지엄' 플레인 베이글 반 쪽에 메이플 피칸 크림치즈를 발라 먹으며 둘만의 소감을 나눴다. 남편은 쫄깃쫄깃 맛있다고 했고, 나는 요즘 이런 베이글 가게가 많아 굳이 2~3시간을 기다릴 만큼은 아니라고 했다. 기대했던 맛 이상은 아니었지만, 웨이팅을 의식하지 않고 데이트를 즐기다 타이밍 좋게 입장했던 덕분에 억울함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함께 아침 산책도 다녀오고 나서야 우리의 완벽한 주말 아침이 완성됐다. 집에 돌아와서는 이불속에 쏙 들어가, 집 앞 과일트럭에서 막 사 온 작고 귀여운 귤을 음미하며 유튜브로 세계여행을 즐겼다.


밖에서 데이트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집 안에서 나누는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특별하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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