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

by 세타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조금씩 자기혐오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조금씩은 뒤틀린 구석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단순히 내가 뒤틀린 사람이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보통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구보다 보통스러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건 결국 본인이 보통스럽지 않은 면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사실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래 사회에서는 진실과 거짓은 중요하지 않은 법이다. 그저 불편한 것과 익숙한 것만이 중요한 것이다. 어떤 사실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면 그건 진실이 아니다. 우리들은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꽤나 한다. 내 삶의 궤적을 밝히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따로 예시를 줄줄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 말을 완벽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쯤 당신은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헷갈릴 수 있다. 여기에서 당신이 분노할 만한 이야기를 하나 해주겠다. 나는 특별히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서나 바라는 게 있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은 새벽에 창 밖 인적 없는 거리의 노란빛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자니 지금 내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던 것뿐이다.


새벽의 감성에 취해 본래의 나를 탐구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면 매번 마주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찌질한 구석이 있고, 좋든 싫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로소 인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을 도스토예프스키가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나에게 한 권의 수필로 찌질의 역사와 같은 존재가 되었고 그 사실은 내가 어두운 방에서 생각에 잠길 때마다 의식의 수면 위에 태양처럼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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