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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Jun 13. 2022

6월 13일 월요일

요즘 하늘 말 그대로 6월인 계절

1. 여름

청바지를 입고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여름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리를 드러내고 반바지만 입고 주말 내내 한강과 서울을 누비던 나와 같은 사람임에도 주중에는 어김없이 긴 바지와 긴치마를 꺼내어 입게 된다.


하늘 위에 구름이 둥둥 떠다니던 주말, 오랜만에 과업으로 주말 출근을 했다. 어떤 행사 동원이나 행사 운영이 아닌 과업으로 주말 출근이라니. 그래도 여름이라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미뤄뒀던 그래서 마음이 무거웠던 일들을 마치고 나니 조금은 가벼운 주말 저녁을 맞이할 수 있었다.


여름엔 무조건 바다로 향했던 마음도 어느샌가 산으로 숲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바다는 어쩐지 햇볕에 온 몸을 내어주는 순간 외에 모든 순간이 번거로움과 맞닿아있기 마련이라서, 그늘 아래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걷는 여름의 산책이 계속 떠오른다. 어서 주말을 맞이해 산으로 숲으로 도망치고 싶어지는 월요일이다.


여름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달라진 건 컨디션이었다. 해가 길어지고 하늘은 하염없이 높아지고 구름도 둥둥 떠다니는 게 어쩐지 마음을 계속 건드려 나가 놀고 싶게 만들었다. 주로는 봄에 느껴졌던 에너지가 어느새 여름으로 조금 미뤄졌지만 그래도 컨디션이 좋으니 입맛도 조금 돌아오고 어쩐지 웃는 날이 더 많아졌다.


가을은 원래도 좋아하는 계절이니까 반가이 맞이할 수 있지만 겨울은 글쎄. 어쩐지 겨울은 좀 쓸쓸하고 움직이고 싶지가 않다.


새로운 집에 이사 오고 처음 맞이한 계절은 겨울이었다. 나무와 공원이 너무도 앙상해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계절. 작은 집에 보일러를 열심히 틀었지만 어쩐지 금방 식어버리는 것 같은 그런 계절이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긴 것 같기도 했고. 그렇게 정신없이 봄을 떠나보내고 나니 이토록 멋진 계절이 왔다. 어차피 기다리면 오는 계절인데 왜 매번 애달파 여름을 기다리고 있는지. 그래도 여름이라 너무 좋다!


2. 한강 피크닉

주말엔 한강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점심 먹고 자리를 펴고 저녁 먹기 전에 나왔다. 구름과 한강을 구경하고 또 바람을 즐겼다. 돗자리에 담요를 베개 삼아 누워있으니 정말 천국 같았다. 조금 더 더워지면, 비라도 오게 되면, 태풍이라도 불어오면 한강은 또 당분간 못 갈 테니 부지런히 가야 한다.


한강에서 하릴없이 수다를 떨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바라보며 무해한 사랑의 눈빛과 미소를 보내기도 하고, 강아지들을 보며 나만 강아지 없어를 외치기도 했다. 시끄러운 무리들에겐 눈총을 보내고 배 터지게 먹는 무리들에겐 부러움의 눈빛을 보내며 과자도 먹고 논알코올 맥주도 마셨다. 의자만 펼치면 앉을 수 있는 이런 공원이 가까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3. 꾸준함의 힘을 믿습니다

매주 일요일 밤 잠에 들면서 생각한다. 내일은 월요일이니까 월요일기를 써야 한다고. 월요일은 출근하는 길부터 지난 일주일을 돌이켜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기록하고 싶은지. 출근길에 조금 퇴근길에 조금 적은 조각 일기들을 모아 월요일마다 발행한다. 때로는 딱히 쓸 내용이 없어 끄적이는 마음만 담아 발행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사진을 수십 장 더해 어딘가 잡아두고 싶은 순간들을 쓰기도 한다.


매주 꾸준히 글을 쓰고 마음을 돌보는 일이 결코 쉽다고   없지만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일기를 쓰는 . 오늘도 꾸준하게 월요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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