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12월 첫날, 사랑타령
문득 내가 지금 너무도 벅찬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부모, 가족도 아닌 데, 아무연고 없는 나에게 따뜻한 안부와 위로의 말들을 전해주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라며 황송감사한 대접을 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내 존재 자체를 존중해 주며, 나를 기쁘게 해주는 일이 본인들의 소명이라도 되는 듯이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것을 거저 받기만하던, 그런때가 있었다.
그때는 왜 그럴까, 무척 의아했었다.
민망한 마음에, 그리고 또 어린 마음에 가벼운 말을 쉽게 던져보았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손사레를 치던 그들은 한결같이 대답한다.
"그런말 말아요. 나도 그 나이 때는 그 사랑 다 받았다오. 그러니 받은 사랑 다른 이에게 흘려보내는 거지요. 이다음에 은정씨가 베풀 날이 됐을 때, 나말고 그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 갚아요."
시간이 지나 내 나이가 마냥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쯤, 이 말을 새삼 깨닫게 되고 주변에 누가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되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되려 내리사랑으로 베품을 선순행 하던 사람들.
내 인생 어디쯤에서 만났던 그분들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진다.
이제 내 안에서 넘치고도 남는, 받았던 이 사랑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그 물꼬를 틀어야지 않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