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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Jan 01. 2021

가는 해 오는 해

[오늘한편] 신년

덜컥 2021년

이제는 작년이라고 써야 하는 2020년,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새해라는 단어를 타이핑하고 있다는 게 쉬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작년 이맘때에도 <새해 복 만드는 한해 보내세요>라는 글을 쓰며 새해를 잘 살아보자는 식으로 운을 틔우고 2020년을 시작했는데 뭘 했다고 벌써 2021년이라니요!



그야말로 덜컥, 2021년이 눈앞에 떨어졌습니다. 항상 그래 왔듯이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별반 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마음가짐의 문제일 뿐, 새해 역시 또 다른 하루의 연속일 뿐이죠. 그래도 어떤 순간이 끝을 맞이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건 꽤 의미심장한 일이기도 합니다.


2021년 1월 1일이 다 되어서 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과연 2020년을 잘 살았는지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제가 썼던 글처럼 복 만드는 한 해를 보내기는 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 반추해보는 거죠. 너무 길게는 말고, 짧게라도.


2020년을 돌아보며 

실제로 복을 만드는 한해였는지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절반 정도는 그렇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취업을 했고, 1년 남짓 무사히 다녔습니다. 여자친구를 만나 예쁘게 잘 만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시작한 운동을 계속 이어와서 바디 프로필까지 찍었으니 나름대로 알차지 않았는지.


후회 없는 한 해였다고 아주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고 자평할 수는 있겠습니다. 틈틈이 책도 읽었고, 영화나 드라마도 보는 등 취업 이후로도 취미생활을 아주 게으르게 하지는 않았더군요. 요거는 나중에 따로 글을 써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아차, 게임은 거의 못했군요. 조금 아쉽긴 합니다. 게임 회사에 취직해서 모바일 게임을 하게 됐지만 그래도 PC게임만 해오던 입장에서는 게임을 거의 하지 못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임회사 직원이 게임을 못한다니 이 무슨 본말전도인가 싶지만, 일이랑 게임은 또 다른 문제니.


브런치에도 근근이 글을 써서 약 60편 정도 쓴 것 같더라고요. 제가 글을 써놓고도 추정치를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몇 편을 썼는지 보려고 했더니, 브런치는 게시글에 번호를 부여하지 않다 보니 몇 편이나 썼는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브런치의 UI도 2021년에는 더욱 나아져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제 서른, 그리고 어른

2020년도 간단하게나마 돌아봤고, 이제 눈앞의 2021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잠시 또 고민해봅니다. 그도 그럴 게 저도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내가 서른이라니! 세상에나! 도저히 믿기지가 않지만 사실입니다. 남들 다 하는 서른, 뭐가 대수겠습니까만은, 좀 놀랍긴 합니다.


어릴 때만 해도 서른이라고 하면 완전 어른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제가 이 나이가 되어보니 전혀 모르겠는 겁니다. 나는 과연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어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버렸으니 단순한 느낌 문제로 치부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럼 2021년은 어쨌거나 좀 더 '어른답게' 살아보자고 다짐해봅니다. 문제는 뭐가 대체 어른답다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거지만요. 서른도 되었으니 어른처럼. 그런 표어를 가지고 2021년을 살아볼까 합니다. 앞자리가 3으로 시작하는 나이가 되니, 아직은 만 나이로 20대라며 박박 우기는 심정이 이해가 되는군요.


신년 계획 말고 신년 바람

이렇게 갑자기 2021년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계획도 없습니다. 그리고 계획이라는 걸 세워야 하나 잠시 의문이 듭니다. 모든 신년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신년마다 반복되는 부질없는 계획이 아니라 일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인생계획'이 아닐지 괜스레 젠체하며 말해봅니다.


2021년에도 열심히 운동하고, 글 쓰고, 문화생활도 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운동도 좋고 글도 좋고 문화생활도 좋지만 결국 이 모든 것과 더불어 세상만사 넓은 마음으로, 그리고 내 옆의 사람들에게 잘 대해야 하지 않나 다짐해봅니다. 이 신년 바람을 한 해는 물론, 평생토록 지킬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2021년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바라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가 없었던 때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요즘입니다만, 그렇다보니 더더욱 코로나가 진정되어 조금이라도 숨통이 틔기를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거창하게 써놓긴 했지만 여전히 2021년이라는 실감은 조금도 나지 않습니다. 12시에 온라인으로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지만 여전히 2021년이 아니라 2020년을 살아가고 있는 이 기분은 도대체 뭔지. 연말 기분이라고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기도 참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마 2021년은 2020년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요? 2021년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아, 2020년이 끝났구나라는 걸 깨달으며 2021년이 언제 또 끝났지 놀랄 것 같습니다. 2022년은 상상도 안 되는군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눈앞에 성큼, 2021년이 와버렸습니다.


여러분도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2021년에는 좋은 일이 더 많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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