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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욕심많은워킹맘 Apr 18. 2018

워킹맘(心) 아픈 것도 바쁜 날은 피해주길 바라는 맘心

네이버 개인 블로그 '성장을꿈꾸는 엄마by욕심많은워킹맘'에 게재되었습니다

워킹맘(心)은 아이가 아픈 것도 바쁜 날은 피해주길 바라는 맘(心)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 같아 어색한 이 기분, 그 사이 낯설어졌다. 한동안 지엽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시간을 보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 불쾌한 기분, 우연히라도 마주치기 싫은 사람을 마주쳐 불편한 감정이 꽤나 오래 깊게 움푹 파였다. 움푹 파인 상처의 깊이만큼 이미 지나간 시간 속으로 다시 소환되어 그때의 불편한 감정과 힘든 기억들이 재생되었다. 스스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다 겨우 수면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시작된 일상이었다. 

요즘 회사 분위기도 좋지 않고 업무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자금 사정이 어렵게 꼬여버려서 정기 결제 당일 내내 심리적인 압박감에 힘들었다. 다행히 마치 마법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자금이 원활하게 융통되기 시작하자 계획했던 자금 처리를 마감할 수 있었다. 보통 출근하면 전날 자금 거래 내역 전표를 입력하는데 이날만큼은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었음에도 왠지 당일 자금 거래 내역 전표를 입력하고 싶었다. 역시, 여자의 직감은 묘한 촉이라는 게 있나 보다. 




퇴근 후 막내아들이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목이 아파도 저녁밥도 겨우 먹고 하길래 괜찮겠다 싶었다. 하지만, 새벽 내내 고열에 시달리고 코가 막혀서 답답하며 시간마다 칭얼거리고 보챘다. 결국은 나도 새벽 내내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런 날 맡길 곳도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아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10시쯤 되었을까? 어린이집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민이가 38도가 넘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고 해서 눕혔다고, 냉각시트는 붙였는데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이다. 

그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반차 휴가원을 작성했다. 전날 정기 자금 집행도 이미 했고, 어제 자금 거래 전표도 입력한 상태였다. 오늘은 조용한 날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당일 반차 휴가원을 작성했다. 




남편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어린이집에서 민이를 데려와 재우고 있었고, 내가 집에 왔을 때는 아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 새벽 내내 칭얼거린 아이 역시 잠 한숨 못 잤을 테니까. 

잠든 아이를 보며 아픈 것조차 고맙게 여겨졌다. 



바쁜 시기를 피해 아파줘서 고맙다고......




어제처럼 회사 업무가 바쁜 날에 아이가 아팠더면 꼼짝없이 어린이집에 있어야 했을 텐데, 오늘 아파줬으니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낮에 푹 쉬고 휴식을 취한 우리 민이는 잠자기 전까지만 해도 고열로 온몸이 뜨거웠지만, 신기하게도 새벽에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숙면으로 편안한 새벽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열을 재어보니 37.4도였다. 

오늘은 어린이 회관에서 연극 보러 간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그래, 
아무일이 없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평온한 하루에 대한 감사함.
아이들이 건강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

얼마나 내가 작고 사소한 것에 
감정과 시간 소비를 했는지
그제서야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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