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다녀오며

결혼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by 고광

이번 달에만 두 번, 3월 말인 지금까지 들은 것 만해도 올해 남은 결혼식은 5개 이상. 이제 30대 초반이 된 내 주변은 온통 결혼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말인 오늘 또한 아침부터 일어나 결혼식에 갔다.

항상 고정되어 있는 나의 하객룩, 분홍색 블라우스와 까만 와이드 슬랙스. 거기에 작은 금색 디테일이 달려있는 로퍼와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이번 결혼식은 차로 30분. 주차장도 넓고 밥도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아싸, 하며 쾌재를 외치며 즐거운 마음으로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나는 결혼식에 대한 나만의 취향이 있다. 나는 주례가 있거나, 신랑신부가 직접 성혼 서약서를 읽고, 축가가 있는 꽉 찬 결혼식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결혼식은 밥 맛있고 주차 잘 되면 장땡. 주례는 절대 금물이고 예식은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거의 단출하고 심플하게 끝내는 결혼식이 많다 보니, 오히려 주례가 있고, 여러 행사가 있는 결혼식을 가면 독특한 느낌이 들고 즐겁다.


성혼서약서를 읽는 신랑 신부의 떨리고 수줍은 목소리. 주례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시는 어른들의 따뜻한 눈빛. 조금은 피치가 떨어지는, 서툴지만 진심이 가득 담긴 축가. 두 부부가 부모님과 마주 서서 인사를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게 되고, 부케를 던지면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이 모든 것들에는 신랑신부의 떨림과 하객들의 축하가 가득하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 안에서 나는 즐겁고, 뭉클하고, 행복하다.


언젠가 결혼식이 나에게 축의금 쓰러 가는, 어쩔 수 없는 지루한 행사가 될 날이 있을까. 결혼식을 더 수없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다 비슷비슷하고 지루해질 수도 있을까. 하지만 누구의 결혼식을 가던 그들을 축하하는 마음을, 그 따뜻한 행사를 즐기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언제까지나 신랑 신부의 떨리면서 설렐 새로운 출발을, 그들을 축하해 주러 온 하객들의 따뜻한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