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 : 궁금한 사람

누군가가 궁금해지기 시작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최근 궁금해진 사람이 있다. 좋아한다기보다 궁금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반년 정도 알고 지낸 사람인데 아예 무관심이었던 그 사람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몇 가지 상황 때문이다.


한 번은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모래 바람이 심하게 몰아쳤다. 눈을 감을 수는 없어서 겨우 겨우 실눈을 뜨고 있었다. 그러나 미친 모래 바람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내 눈을 파고들었다. 악 소리와 함께 눈을 비비려는데 그 사람이 손을 잡고는 괜찮냐고 물었다. 손은 눈을 비비지 못하도록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더니 한참 동안 자기의 손으로 눈을 가려주었다. 더는 모래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억지로 눈물을 냈고 눈 상태가 나아지자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던 그 사람의 행동이 참 묘했다.


또 한 번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동거에 대한 의견이 나뉘었다. 는 동거를 굳이 해야 하냐는 입장이었고, 그는 동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여럿이 모여 열띤 토론을 하다 보니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이야기인가 싶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만 있었다. 더 할 말도 없었고, 지치기도 했다. 그때 그 사람이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양쪽 의견이 다 일리가 있다며 이 얘기는 그만하자고 상황을 정리했다. 내 컨디션을 살펴준 건가?


그리고 얼마 전,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찍은 사진을 본 그가 개별 메시지로 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내용을 보내왔다. 고맙다는 인사와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다 보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몇 번의 개인적인 소통과 묘한 행동이 포착되자 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하다가도 그 사람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밥을 먹다가도 끼니를 챙기고 있을지 궁금하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라 이성으로 느껴진다는 말을 하긴 좀 애매하다. 그간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는 달리 유머러스하면서도 다정한 사람. 하하호호 웃고 즐기다가도 단둘이 남겨지면 괜히 어색해지는 사이. 뭐지 이 마음은.


오늘도 오전 회의를 마치고 오후 약속까지 시간이 뜨길래 그 사람이랑 차나 한잔 할까 하는 마음에 메시지를 보냈다. 휴가를 냈다는 답장을 받았고, 괜히 서운한 맘이 들었다. 약속한 일도 아닌데 왜 서운한 건지.


아무튼, 이유를 알 수 없는 궁금한 사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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