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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Apr 18. 2022

초록 거림에 빠지다.

14일간의 휴가 첫날

무심하면 놓치는 것이 많다.


일상을 살면서 바쁘다는 이유 하나로 무심하게 지나친 것들이 많다. 휴가의 첫날 집 근처 공원 산책을 왔다.

혼자서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빠져 보기엔 공원이 좋을 것 같아서 왔다.

바닥에 웅쿠렸는데도 참 예쁜 들꽃을 보았다.

참새 두 마리가 도망도 가지 않고 무언가를 쪼아 먹는 식사 파티도 보았다.

강아지를 놓친 할아버지의 외마디 소리도 들었다.

운동기구에는 노년의 건강을 지키려는 많은 어른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여전하고 평범한 공원의 일상이다.


그네에 앉아서 혼자 흔들었다. 좋아하는 서정적인 노래들도 틀었다. 혼자 놀면서 발도 찍어 보았다.

정면에 나무 한그루가 크게 다가왔다. 단어가 생각났다.


초록 거림

나뭇잎은 모두 다 같은 초록이 아니다. 한 그루 두 그루, 한 마디 두 마디에 맺혀 싱그러운 생명을 보여주는  초록잎의 채도가 다 각기 다르다.


덜 초록, 반 초록, 왕 초록

시린 초록, 묵직한 초록, 살랑이는 초록


찬찬히 유심히 보니 초록 거림이 보이고 계절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지금 오롯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이런 자연을 느끼는 법을 누군가가 알게 해 주었음에 더 감사하는 휴가의 첫 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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