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편집장 Nov 29. 2021

삼봉 정도전의 한시 - <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시중유화(詩中有畵)

이미지 출처 - kr.best-wallpaper.net

  秋陰漠漠四山空  추음막막사산공
  落葉無聲滿地紅  낙엽무성만지홍
  立馬溪橋問歸路  입마계교문귀로
  不知身在畫圖中  부지신재화도중


  가을 구름 아득하고 온 산이 텅 비니
  소리 없이 지는 낙엽으로 온 땅이 붉다
  시내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가는 길을 물으니
  내 자신이 그림 속에 있음을 알지 못했네.

이미지 출처 - kr.best-wallpaper.net

  이런 주제를 ‘시중유화(詩中有畵)’라고 한다. 그런데 정도전은 그림 속에서 시를 읊고 있으니, '畵中有詩'적 구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때는 아직 고려, 유배를 갔던 시절에 지은 시, 정치인이기에 앞서 문인이기도 했던 정도전의 면모. 그를 냉철한 혁명가로만 알고 있지만, 혁명가의 뜨거운 열정은 세상의 부조리에 통탄할 줄 아는 섬세한 감성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마르셀 프루스트와 앙드레 지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