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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Mar 08. 2022

소설 <1984>와 영화 <영웅>

사랑보다 깊은 이해

  이 소설도 직접 읽어본 적은 없는데, 저자 분들의 원고만으로 한 편의 입체감을 쌓아올린 경우. 오브라이언과 윈스턴의 관계가 그런 것이었구나를 이번 작업에서...


  사랑은 사랑이고, 이해는 또 이해인 걸까? 사랑하는 사람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해 준 단 한 사람. 그가 정적일 때...


  그와의 대화 속에서 온전한 사유의 자유를 느낀다. 그러나 그가 사유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의 입장이었다는 역설.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할 수 있기에, 무너뜨리는 일에도 더 치밀할 수 있었던 사이. 그러나 또한 그렇게 무너지는 것보다 그 사람을 잃는 게 더 두렵다.

  영화 <영웅>에서, 진시황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를 이해해준 단 한 명이, 자신을 암살하려던 자객이었다는 사실에... 자신을 죽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에 칼을 거두고 돌아선, 그 옛날의 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실상 자신에 대한 이해였다는 사실에... 자신을 이해해 준 단 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천하통일 과업에 더 철저해진다.


  친구랑은 조금 다른 의미인 거잖아. 살면서 그런 지기(知己)를 만날 수 있는 시기는, 지금껏 권태로웠던 삶이 건네는 선물인지도 모르지. 그 이해가 사랑과 일치하는 범주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면에서, 서로를 사랑했지만 이해의 입장이 달랐던 <화양연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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