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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니스트리 Jan 01. 2025

희망의 여정

수채화 캘리그래피 연습노트 #004

새해에는 바티칸 교황청에서 담화문을 발표한다. 올해 첫날은 가톨릭에서 제정한 '세계 평화의 날'로,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담화 주제는 '희망'이다.


"희망은 관대함 안에서 넘쳐흐릅니다. 희망은 계산하지 않고, 은연중에 요구하지 않으며, 잇속을 챙기지 않습니다. 희망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바로, 넘어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부서진 마음을 치유하며 온갖 종류의 속박에서 우리를 풀어주는 것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신년 담화문 중


현재의 대혼란 상황에서 가진 이들의 베풂이 중요하다며,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 신년사는 많은 선한 이들이 꿈꾸는 희망의 길을 보여주었다.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의 신년 메시지도 희망을 언급하였다.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입니다."

-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담화문 중


그 어느 때보다 희망이 필요한 한 해의 첫날이 밝았다. 희망이란 등불로, 모든 이들의 삶에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하며.





글씨를 쓸수록 이 일의 매력을 깨닫게 된다.


글씨를 쓰는 일은 즐겁다.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여러 번 연습을 하며 더 나은 결과의 '발견'에 이르니 참 즐거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글씨를 쓰는 일은 신비롭다. 붓이 가는 대로 선이 그어지고, 미세한 압력으로 면이 그려진다. 선과 면이 모여 글이 되니, 이런 단순한 겉모습으로 의미란 속이 꽉 찬 작품이 완성되는 캘리그래피는 신기한 경험이다.


글씨를 쓰는 일은 마음공부가 된다. 세상의 대부분 좋은 교훈은 문장으로 여기저기에 있으니, 캘리그래피로 쓸 문구를 찾느라 글 바다에서 노를 젓다 보면 어쩌다가 내 마음에 쏙 드는 대어(待語)를 발견하기도 한다.


글씨를 쓰다 보면 돈보다 값진 정성의 값어치를 알게 된다. 귀한 사람에게 줄 소소한 선물로, 또는 생일 선물에 곁들일 작은 편지로 받을 이를 떠올리며 쓴 정성의 캘리는 주는 이에게나 받는 이, 모두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값진 선물이 된다.


글씨를 쓰다 보면 손발조차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몸에 달린 손가락도 그러한데 세상만사야 오죽하겠나?) 여전히 스스로의 한계를 알게 되고, 기술로도 심적으로도 많은 수양과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캘리는, 그림이나 배경이 글을 감싸 작품이 된다. 마치 미숙한 나를 닮은 캘리는, 주위의 많은 지지와 조력이 참 감사한 것임을 알게 한다.


그럼에도, 그저 백지에 쓴 글씨 만으로 아름다운 그런 캘리그래피를 위해서는 더 꾸준한 연습만이 길임을 또한 알게 한다.




연말을 맞아 옛 동료들을 만나기 전, 마침 가방에 있던 꽃 배경지에 어울리는 새해 덕담을 캘리로 적어주고 싶어 이리저리 글자를 조합해 연습해 보았다.


"새해에는 그대 곁에 꽃 향기만 넘치길"


꽃 ... 길




우리 모두에게도 꽃 향기 같은 기분 좋은 소식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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