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가족이야!
뭐든지 잡고 일어서고, 엄마 스텝 스툴을 밀며 아장아장 걷고, 물도 꼴깍꼴깍 마시고, 박수도 신나게 치는 아기가 이제 돌이 되었다.
이 날을 그냥 넘기기 아쉬워 조촐하게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떡을 나눠 먹었다. 식당 예약하고, 돌상 차리고, 케이크 맞추고 이리저리 분주했던 애미와 달리 정작 주인공은 태평했고, 돌잡이 할 때 모든 물건을 집어 이내 냅다 던져버리는 대범함을 보이시어 보는 사람들을 황당하게만 했다.
어찌 됐던, 돌잔치? 행사는 성황리는 잘 마치고 집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너무 행복에 젖어있다. 모든 긴장이 풀려, 근육들이 여기저기 쑤셔왔기 때문이다. 이럴 때를 위함이었나! 진정한 친구여, 바디프랜드!
다시 돌아와, 아기와 함께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그저 감사하다. 누가 새해 소망이 뭐냐고 물었는데, 우습게도 나는 지난해 너무 큰 걸 이뤄서 올 해는 기대하는 것 따윈 없다고 대답했다. 다시 생각해도 그렇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실로 컸고,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밤 ‘우리 아가 너무 예쁘지 않아?’ ‘우리 아기 천재인가 봐.’ ‘우리 아가 오늘 똥 몇 번 쌌어?’ 이런 유의 대화들을 하며 잠이 들었다.
그렇게 응애응애 울고, 누워 젖만 먹던 아기가 이젠 자다 깨 벌떡 일어나 앉아있으니 참으로 신통방통하고 인간의 진화가 이런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아가야, 엄마 아빠 불러줘서 고마워! 실은 맘마와 동급인 것 같아 좀 아쉽긴 하지만 엄마 아빠를 확실히 알아보고 찡끗웃는 너는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단다.
너의 꼬물대는 손가락 발가락은 언제나 깨물고 싶어 지고, 너의 큰 머리도 너무 좋아. 하지만 머리만 너무 커지면 안 돼! 풍선을 무서워하는 네가 언젠가 풍선을 좋아하게 될 것임을 알기에 그날이 너무 기대돼!
아직 어리고 약한 너를 지켜줄게.
사랑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