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가족이야
아기가 돌이 될 무렵 다리에 힘이 짱짱해지더니 세워 놓으면 몇 초간 서있다 주저앉기를 반복했다. 어련히 때가 되면 걸으련만 성질 급한 엄마는 아기에게 계속 걸어볼 것을 권유했다.
한 발 자국 때서 엄마한테 오기까지 딱 일 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첫걸음마의 감동스러운 기억은 고스란히 핸드폰 영상으로 저장돼 두고두고 되새김질될 예정이다.
이제 16개월이 된 아기는 아장아장 잘도 걷는다. 심지어 엄마랑 장난치다 엄마가 따라가면 재빠른 걸음으로 도망도 가니, 이 놈이 이제 말만 하면 되겠다 싶다. (이처럼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는가!)
아기가 걸으니 당장 신발이 필요했다. 아기가 걷는 날을 상상하며 사뒀던 신발은 (아디**운동화)는 한번 시켜보지도 못한 채 진열되는 신세가 됐다. 미숙한 엄마는 아기의 발 성장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아기가 매일매일 성장하는데 그중 발은 정말로 눈 깜짝할 새 큰다.
또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삑삑 소리 나는 신발은 아기가 무서워해 신기자마자 벗겨야만 했다. 그저 고무신처럼 후딱 신고 벗기기 좋은 신발이 장땡이라는 사실은 키워보기 전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정도 안정감 있게 걷기 시작하니, 아기는 제갈길로만 가는 게 아닌가. 마트에서 걸어 보라고 유모차에서 내리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걸어 따라가기 바쁘다. 언제쯤 손 잡고 나란히 걷게 될까!
아기는 오늘도 열심히 걸었다. 땡볕 속에서 한참을 걷고 웃고 울고. 아기와 함께 엄마도 덩달아 비타민D를 무한 공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