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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Dec 10. 2021

기계실에 내린 눈

사랑할 자격 이유 없어도 도는 기계처럼


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평생에 세번째 이력서를 발송했거든요

되면 좋겠지만 뭐 안되도 그리 마음이 아플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마음이 편안하지 못해 준비가 덜 되었거든요

무튼

사랑이 최고인 성탄의 계절입니다




기계실에 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죽일것 같은 분노도 사랑과 함께 씻어 내리게

애증처럼 하얀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내리면 배전반 빨간 전구 별이 뜹니다

무심한 라디오 캐롤은 잊고 썰매를 타야 합니다

눈을 맞아야 합니다

원망도 사랑도 함께 눈을 맞아야 합니다

눈을 맞으며 사랑을해야 합니다

지긋지긋한 분노 녹일 사랑을해야 합니다

사랑할 자격 이유 없어도 도는 기계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

알지못해도 눈 내리면 알지도 모릅니다

기계실에 눈이 내립니다

하얀눈이 내립니다



       2021-12-8  살면서 세번째 력서 낸 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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