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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20. 2024

처음 죽고 싶다고 느꼈을 때

더욱 열렬히 사랑하겠습니다

Unsplash+In collaboration with Sophie Gerasimenko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국민학교 5학년 때 성적표를 받아 들고 집에 돌아오면서 생전 처음으로 죽고 싶었습니다. 보통 초등 시절에는 90점에서 100점을 받는 게 정상이라고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최초로 70점대 점수가 나온 과목이 하나 있었던 거죠. 


수치심에, 그리고 집에 돌아가 혼날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엄마에게도 죽고 싶다고 말했다가 더 혼났던 기억이 아직 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눈물이 나는 실패였지만 과연 이것이 내 인생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을까요? 아니요. 지나갔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정말 엄청난 비극을 마주할 수밖에 없을 때가 생깁니다. 70점은 우습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구가 죽고, 회사에서 잘리고, 사업이 망하고, 암에 걸리고, 이혼당하고. 하지만 이런 상황은 사실 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인생에 죽음이란 최종장은 반드시 존재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살아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큰 챌린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모든 주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게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내면 기존의 문제는 소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더 큰 비전을 위해 뛸 수 있게 되는 거죠.


실패와 거절은 정상입니다. 이런 경험을 더 일찍 할수록 나는 무엇이 잘 되고 무엇이 잘 되지 않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성공의 방향으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거겠지요. 야구할 때 스트라이크 아웃을 두려워하거나 헛방망이를 두려워하면 절대로 성공적인 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나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아갈 수 있는 것은 나의 사명, 나의 인생의 목적이 두려움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주저앉아 있거나, 다시 일어나 도전을 이어가는 것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작가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가 죽음에 대해서 말했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인생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신이 나에게 과거의 모든 시간 중에 단 하루를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느 날로 돌아갈 것인가? 그 특정한 날을 고른 이유를 돌이켜 보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명확해지는 거 아닐까요?


저는 막내딸과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물론 매일 등교와 하교시키는 일은 번거롭고, 아플 때는 안타깝고, 병원 가는 길은 멀고, 집안을 어질러 놓을 때는 답답합니다. 하지만 반짝 거리는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는 시점은 정말 빠져들고 마는,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뭘 해야 할까요? 매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후회로 남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아빠의 역할과 모범을 보이는 것이야말로 내가 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요? 내가 훗날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날이 언제인지를 깨닫는다면 지금 내가 뭘 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더 크면 이제 세상에 나가 독립하게 될 겁니다. 이 아이들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키워야겠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키워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 품의 자식들이 잘 성장하도록 매일 신경 쓰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사랑해 우리 아가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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