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아이의 성장이 아닌 '너와 나의 성장'

이름없는 노력

by 소월강

아이를 키우는 내내, 나는 ‘잘 키워야 한다’는 말,

아니, 잘 키워내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키와 체중은 발달표에 맞는지,
해당 나이에 익혀야 할 것들을 해내는지,
아이만의 특색을 갖추는지.
모든 기준이 아이를 향해 있었다.


그래서 늘 아이의 ‘성장’만을 바라봤다.
그 아이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점검하고,
뒤처지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했다.
나는 잘 자라고 있는가?
아이만큼, 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을까?”

나도 엄마가 처음이었다. 엄마 나이로는 고작 몇 살.

아이만 성장하고,
나는 그대로 멈춰 있는 건 아닐까.

내가 내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나는 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아이에게 보여주는 나의 모습은
과연 내가 바라는 어른의 모습일까.


그 질문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찔했다.
나는 나의 성장을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분명 한계가 올 것이다.
몸은 자랐지만, 마음은 아직 불완전한 채 그 상태로 멈춰버리면,
언젠가 아이가 나를 따라 자라날 때
나는 더 이상 의지가 되지 못하는 어른이 될지도 모른다.


그때 처음 깨달았다.
아이의 페이스메이커가 되려면, 나부터 성장해야 한다는 것.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자라나야 한다는 것.


아이가 30살이 되었을 때,
그 아이는 30살의 엄마를 기억할 것이다.
그 기억은 삶의 참고서가 되고,
내가 살아낸 방식은
그 아이의 방식에 조용히 스며들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내가 내 나이에 맞게 살아가길 바란다.

내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라는 역할로만 머물지 않고,
하나의 삶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 자신의 성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그래야 아이에게도 말할 수 있다.
성장은 평생 이어지는 여정이라고.
그 여정을 너와 나, 함께 걸어가자고.



다음 주 이 시리즈의 에필로그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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