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부모의 감정도 보호받아야 한다

이름 없는 노력들

by 소월강

엄마는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슬퍼도, 힘들어도,
늘 밝고 단단한 모습으로 아이 앞에 서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미성숙한 감정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그 감정들이 자꾸만 올라올 때마다
“나는 엄마니까”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감췄다.


그러다 보니 점점 감정이 사라졌다.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무기력한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그 무기력함은 우울함이 되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그 우울함은 아이에게 전해졌다.

내가 흘리는 한숨과 텅 빈 눈빛은
아이가 먼저 알아챘다.

그제야 깨달았다.

감정을 감춘다고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감정은 숨기면 숨길수록,
성숙한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사라진 엄마가 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다시 마주하기로 했다.
억지로 참는 대신,

“지금 나 많이 지쳤어.”
“이럴 땐 힘이 빠져.”

그렇게 나의 감정을 말로 꺼내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아이도 말하기 시작했다.
“엄마, 나 오늘 속상했어.”
“근데 좀 얘기하니까 괜찮아졌어.”


그때 알았다.
감정은 어떻게 다루는지를 배워야 한다는 걸.
그리고 그건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부모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배운다는 걸.

건강한 감정을 가진 엄마만이
아이에게도 건강한 감정을 전해줄 수 있다.


부모의 감정도 보호받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자기 감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으니까.


#9. 아이의 성장이 아닌 '너와 나의 성장'


매주 금요일, 당신의 노력에 말을 거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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