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하이킹이라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소도 많았다. 스위스에서 산에 올라갈 때마다 자유롭게 풀을 뜯는 소를 본 것 같다. 풀을 뜯을 때마다 소 목에 달린 방울이 청아하게 울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으로
클라이네 샤이덱에 도착해서는 융프라우로 가는 산악 열차를 기다렸다. 융프라우요흐역은 유럽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기차역이라는데 올라가는 내내 감탄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열차를 만들어 해발고도 4,158m까지 올라갈 생각을 했을까... 인간이란 신기한 존재다...
그렇게 올라간 융프라우 정상은 날이 흐려서 주변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찍으러 밖에 나갔다가 거센 바람을 맛보고는 서둘러 안에 들어와 얼음 조각 따위를 구경하는 걸로 만족하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융프라우 정상에서 쓸 수 있는 쿠폰 중 컵라면 쿠폰이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에서 먹는 컵라면이라니 신기했다. 차이점을 꼽자면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건더기가 크다는 점이 있었다.
오랜만의 컵라면을 먹으며 짙은 안개가 낀 바깥을 내다보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 한 명이 카운터로 가서 컵라면이 너무 매우니 물을 더 넣어달라고 했다. 매울 수도 있겠구나를 새삼 깨달으며 융프라우에서 내려왔다. 생각해 보면 스위스에서 먹은 음식 중 매운 건 없었던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들른 뮈렌에서는 상가 앞에 드러누운 고양이를 봤다. 뮈렌에서 유명한 거라면 통나무에서 찍는 인증샷인데 정작 그 사진은 찍지 않고 고양이 사진만 잔뜩 찍고 내려왔다. 웃긴 일이긴 하지만, 가게 앞에서 반쯤 졸고 있는 고양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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