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eynote

실제 삶은 앞뒤가 척척 맞아떨어지지가 않거든요

by 랩기표 labkypy


그동안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면서 그게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저의 수많은 모습 중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것들만 모아 저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척척 맞겠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그것은 기만입니다. 실제의 삶은 앞뒤가 척척 맞아떨어지지 않거든요.


_ 진주의 결말 / 김연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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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된 이미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조작조각을 모아 붙이면 하나의 퍼즐이 완성이 될까. 내가 가진 조작들이 과연 퍼즐의 전부일까. 그럼에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만만하게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나.


상대방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 그 평가라는 것은 보통 자신의 입장이 유리하도록 몰아가거나 상대방을 폄하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방법으로 쓰여진다. 뒷담화하는 사람의 됨됨이가 그르다는 것은 코끼리 다리만 만진 장님과 같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 혹은 사실을 마주할 때 한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모르는 것 앞에서는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다. 기다리며 배우고 익혀 익숙해질 때 서서히 드러나는 윤곽에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 그럼에도 그 사람 혹은 사실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전부다. 그 너머에 있는 진실 혹은 비밀을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 혹은 사실 또한 그 비밀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알지 못할 뿐더러 사건의 발단은 논리정연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선택된 이미지로 해석될 뿐이다. 그것이 전부인양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우습나. 소위 전문가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조각을 가진 사람들인텐데 그 이상의 것을 진리인양 정의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를 틀에 가뒀다. 그리고 나도 그 안에서 굳어버렸다.


자, 이제 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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