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실패는 무엇인가라는 정적 질문보다는 나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가. 그것이 내게 왜 필요한가라는 동적 질문으로 재해석해야 한다. 정적 질문은 하나의 관념이고 동적 질문은 맥락에서 살피는 행위다. 인간은 살아숨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정적 질문에 사로잡히는 것만으로도 발목 잡힌다. 그래서 뭔가를 궁리해 시행했을 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바로 실패다. 그 이유를 찾지 않고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망이다.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경험을 계속 곱씹는 행위다. 읽고 또 읽어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뭐든지 한 번 보면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삶도 내 앞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관람만 한다면 제대로 알 수 없다. 들쳐보고 헤쳐보아야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될려면, 뼈아픈 산통을 겪고 그 결과물을 제대로 보듬고 키우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그냥 재수없네…저것 때문에 되는 일이 없네라고 하는 것은…다시 말해 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