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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Jun 24. 2024

잡초

머리가 아픈데, 약이 없다.

흔들리는 정신이 산만하다.

불안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가 두렵다.

아직도 무언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에 진저리난다.


다양한 지표로 해석되는 세상에서 이익 관계를 따지는 행위에는 지능과 인내가 요구된다. 나는 그 모두를 가지지 못한 채 여전히 그 안을 기웃거린다.


아름다운 연주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바로 신이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습으로 충분하지 않고 인간의 지능으로 해석이 불가한 영역이 바로 아름다움이다.


내 삶에도 이러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노력을 노력이라고 하지 않고, 인내를 인내라고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자연스러움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있을까. 수많은 해석이 나붙어도 그게 그런 건가 나는 잘 모르겠으니 알아서 판단하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없다.


없어서 슬프기 때문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서 옆에 핀 꽃의 아름다움을 탐하는 잡초처럼 그저 꾸역꾸역 견디는 것에 익숙해질 뿐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기적이 있으니, 바로 이 글 같은 분출구가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에, 아무래도 이러한 감정은 다시 나를 찾아와 빙글빙글 돌 것이 분명하지만,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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