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pyo Jun 25. 2024

사탕

사탕을 먹었다


보드라운 면이 날카로운 혀끝에 닿았다


사탕은 먹었더니 달았다


달콤한 맛이 입 안을 채울 때 에어컨 바람은 스스스 새어나왔다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달콤한 세상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바로 지금 여기에 나는 그 속에서 기쁨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작은 구멍을 빠져나왔다


입안에 부드러운 면이 사라지고 그 향만 남았다


남겨진 것들에는 항상 슬픔이 함께 했다


그러나 남겨진 것은 내가 아니라 그였다


항상 우린 어디론가 흘러갔다가 빈껍데기를 두고 빠져 나온다


8시간을 잤지만, 잠은 여전히 내게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그 역시 달콤한 시간이기에 사탕은 잠처럼 여전히 다시 찾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는 묻지 않은 것들에 답했고 답은 다시 질문이 되어 돌아왔다

이전 09화 잡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