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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Jul 14. 2024

사실에 거짓 한 스푼

[영화] 댓글부대

https://youtu.be/2hsKB5wI1Qk?si=sXIyItD5a-rsW6er

임상진은 작은 언론사의 기자였다. 대기업이 하청업체의 기술자료를 탈취한 입찰 비리를 보도해 큰 사회적 파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루 아침에 제보자인 하청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증거가 사실이 아니라는 인터넷 여론이 불어 기레기가 된다. 해고 같은 휴직을 하게 된 임상진은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자신이 보도한 기업에 여론조작팀이 있다는 제보였다. 임상진 기자도 그들로 인해 기레기가 된 것이라고 했다.

임상진은 제보자를 만났다. 믿기 힘든 사실을 알게 되자 혼란스러웠다. 그는 제보사실을 조사하자 제보자의 말이 모두 사실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전 직장에 찾아가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전달한다. 편집장과 회사는 확실한 증거들을 믿고 특종보도를 한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그 기사는 이미 누군가 썼던 소설이라는 사실이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드러나게 된다.

제보자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 재보자는 처음부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인터넷에 퍼진 사실과 조작된 자료로 잘짜여진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임상진은 다시 기레기가 된다. 그러나 임상진은 무언가를 깨닫는다. 그 안에 일부 진실이 있다고. 그리고 숨겨진 비밀을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한다.

우리는 눈치를 보면서 산다. 내가 누구인지는 다른 사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관계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은 그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럼에도 관계가 어긋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무리 단단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향한 험담을 듣게 되면 기분이 나빠진다.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내밀어 본 사람은 안다. 그들이 던지는 돌이 얼마나 아픈지. 그 돌은 누군가에는 작은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송뚜리째 흔들어버릴 수도 있다.

인터넷은 건전한 대화의 장이 아니다. 익명에 숨은 이들은 잠들어 있던 악의 발톱을 드러낸다. 가공된 사실에 동조하며 나쁜 의도를 가지고 돌을 던진다. 내가 아니면 괜찮다는 식이다.

죄 없는 자들만 돌을 던지라 했던 성경의 말씀과는 다르게 그들은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에 익숙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돌을 던진다.

영화 <댓글부대>에서는 거대 기업이 돌던지기 선수들을 모았다. 현실에서의 돌은 사람 한 명이 던질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지만 인터넷은 그렇지 않다. 여러 매체에 복붙을 하면 된다. 그리고 여러 계정을 활성화시키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기업은 좋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많은 좋은 관계, 즉 우호 여론을 만들어냈다. 자신에게는 박수를, 경쟁자에겐 돌을 던지게 했다. 일정한 분위기기 형성되면 주머니에 돌을 넣고 다니는 감정적인 이들도 가세했다.


그렇게 거짓을 섞은 사실이 진실이 되어 널리 퍼지면서 여럿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다 거짓은 아니잖아요… 라는 변명과 함께.

비난하는 댓글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 마치 허구처럼 느끼며 살고 있다. 이 암울한 세태를 우리는 자신이 겪지 않았기에 하나의 게임인 것처럼 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쓰러진 이들이 있으며 그로 인해 이익을 얻는 자들이 있다. 사람을 제물로 쌓아올린 신성화된 재단에서 우리는 과연 행복을 꿈꿀 수 있을까?

영화는 이제 우리는 주머니속의 돌을 내려놓고 생각할 때라고 말한다. 거짓이 섞인 진실은 그 논리와 전개가 확실하기에 동조하기 쉬우니 조심해라고. 우리가 그것을 구분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감정을 잠시 내려놓아라고. 조작가능한 세계에서 마치 도박을 하듯 돌을 던지면 나는 그냥 이용당하는 1인이 될 뿐이라고. 우리가 믿고 있는 언론, 기업의 이미지는 모두 허구일 수 있으니 스스로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죄 없는 자들만 돌을 던지라고 했던 말은 이제 스스로 팩트 체크를 제대로 했는지 돌아보는 의미가 된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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