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안아줄 걸
김경희
어머님 계신 산소 입구에
너를 고이 묻고 오던 날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지
살아선 집을 지키던 너
무지개다리 건넌 후엔
집안 산소를 지키게 되었구나
19년이란 세월 동안
너와 함께했던 시간 잊을 수 없어
오늘도 그리운 마음에
네 사진을 보고 있어
밖에서 일 마치고 돌아와
현관문 열고 들어설 때면
꼬리 흔들며 반갑게 맞이해 주던 너
지금도 문 열고 들어올 때마다
네가 현관문 앞에 서 있는 것 같아
언제나 까맣던 너의 눈동자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나를 향해 있었지
강아지들은 무지개다리 건널 때
눈을 뜨고 가는 거라고
수의사가 알려주었지만
나는 네가 우리를 떠나가기 싫어서
눈을 감지 못하는 줄 알았어
언니와 오빠는 그런 너를 보면서
오열했지만 엄마는 네가
떠나지 않은 줄로 생각하고
자꾸 네 이름을 불러댔지
진주야
진주야
진주야
너를 보내고 나니
내 곁에 있을 때 더 많이 안아줄 걸
더 많이 쓰다듬어줄 걸
자꾸 후회하는 마음이 들어
그렇게 많이 안아주고
숱하게 쓰다듬어 주었는데도 말이야
어제는 너를 보고 싶을 때마다 보려고
노트북 화면에 네 사진을 올렸어
노트북을 켤 때마다
너는 여전히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지
너의 까만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으면
배고프니까 밥 달라고
심심하니까 산책 가자고
꼬리 흔들던 네가 자꾸 생각이 나
그래도 이젠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슬며시 미소 짓기도 해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보일러를 틀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
우리 강아지가 더 추워지기 전에
강아지 별로 가서 참 다행이다
춥기까지 하면 더 힘들었을 텐데
정말 다행이다
엄마도 다행인 것은
네가 떠나고 난 다음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슬픔의 무게가 1그램씩 줄어드는 것 같아
너를 보낸 슬픔의 무게가 얼마쯤일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너를 보낸 아쉬움 옅어질 거야
이제야 말하는 거지만
너는 내가 너를 낳은 엄마인 줄 알고
언제나 아가처럼 졸졸 따라다녔지
하지만 나는 사람 너는 강아지였기에
내가 너를 낳을 순 없었던 거야
그래도 나는 네가 생각했던 것처럼
너의 엄마였다고 말해주고 싶어
진주야
우리 강아지 진주야
너와 함께했던 시간들 잊지 않을게
이제 정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