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에서(3)
현지마미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에
내 마음도 파도 따라 철썩철썩
파도와 좀 더 가까이 하고 싶어
화랑포 갯돌밭으로 내려가다 그만
길을 잃었다.
아니, 길을 잃었다기 보다
해안 길을 걷겠다는
사치스런 욕심으로
바닷물에 목욕하던 바위에 올라
따개비진 바위머리 몇 개를 징검징검
어랏! 해안길이 안 나온다
되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려서
매몰비용 생각하며 전진하다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앞으로도 뒤로도 가기 힘든 지점에서
119에 전화를 했다
노란 부부 둘이서 지금
긿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GPS 덕분에 구조대의 안내 따라
순한 길로 돌아 나와 한숨 쉬며
아들딸에겐 마냥 재미있다
싱그러운 5월의 풍경사진을 보냈다
아차! 하는 최초의 순간에
용기 있게 되돌아 나올 수 있어야
고생을 덜하다는 사실을 육십 둘,
이 나이 되어서야 드디어 경험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