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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Feb 21. 2022

시:] 감정의 낙차

시로 쓰는 열두 번째 편지


캄캄한 어둠에 휩싸여

눈동자의 빛이 사라지고

눈을 감는 순간이 간절한

모든 것이 싫은 날이 있습니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귀여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드랍고 여유로운 공기에 휩싸이는

감사한 날이 있습니다


배가 고프다가도 배가 부르듯

간사하게도 감정의 낙차는

시도때도 없이 오르락 내리락 찾아옵니다


힘든 낙차의 물결을 부여잡고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주변을 바라봅니다

옆사람이 나를 아무렇지 않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나도 아무렇지 않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보이지 않는 감정의 낙차를 열심히 다독이며

우리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냥 그런 

요동치는 낙차의 물결을 간직한

보이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는 것만이라도

서로가 알고 있기만 한다면


서투르더라도

조금이라도 눈동자를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냥 그것으로 

조금은 향기나는 화원을 간직하고 

빛을 잃지 않는 시간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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