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통영의 바다들)

by 권한별

사람은 때때로 너무 많은 것들을 떠안고 살아간다.

말로는 다 옮겨지지 않는 생각들, 괜찮다고 웃는 얼굴 뒤의 무게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외로움 같은 것들.


그런 날들이 이어질수록 나는 자연스럽게 통영을 떠올렸다.

잠시 아무 말 없이도 괜찮고, 아무 계획 없이도 용서받을 수 있는 도시.

걸어도 되고, 그냥 앉아 있어도 되는 바다.


이 여행북은 그런 날들 속에서 조금씩 써내려졌다.

혼자이고 싶은 날, 사랑하고 싶어지는 오후, 그리고 바다가 대신 울어주는 밤.

그 모든 감정의 변화를 통영이라는 도시가 조용히 받아주었다.


처음 이 도시를 마주했을 때,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바람이 필요했고, 말을 건네지 않아도 내 편이 되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통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주었다.

잊고 지냈던 감정들, 혼자라는 시간의 온기, 그리고 다시 걷고 싶어지는 마음.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종종 멈추었고, 길을 잃기도 했고, 돌아가고 싶은 장면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진짜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일이라는 것을.

여기 담긴 풍경과 말들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숨구멍이 되어주길 바란다.

잠시라도 멈출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도 문득 통영을 떠올리게 되길 바란다.

고요히, 그리고 다정하게. 다시, 바다를 향해 걷는 마음으로.


통영의 바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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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 글은 제가 오래도록 기록해 온 이야기의 한 조각입니다.

그 흔적들을 모아 《통영,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는 책으로 묶어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준비하며 제가 받은 위로와 영감은 통영이 제게 건네준 선물이었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리며, 혹시 통영의 풍경과 감정을 더 깊이 느끼고 싶으시다면 그 책 속에서 함께 걸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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