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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26. 2018

겨울에서 그 겨울의 끝으로

겨울에서 그 겨울의 끝으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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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터져 

시퍼런 날이 선 칼날처럼 

부르르르 떨고 있는 

겨울하늘 


그 지평을 한 바퀴 선회하여

첨탑으로 추락하는

날개를 접은 


새는 붉은 십자가에 갇힌다

새들은 

이제 다시 하늘을 날지 못 하리라


추락이 두려운 것은 아니야

다시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슬플 뿐이야


겨울바다 그 칼날에 

우리는 가슴을 도려내며

서러운 수부가 되어 침몰되어 가고 있다


그 해 겨울 내내

병명을 알 수 없는 깊은 병에 걸려

열병을 앓아야만 했다


그리하여

겨울바다의 칼날에 가슴을 도려내고 

산산이,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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