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훈 Mar 26. 2018

곽지과물해변에서  

- 방훈 

곽지과물해변에서

- 방훈 




섬사람들의 

삶의 튼튼한 터전이 되는 바다가 

이방인들의 그물에 걸려 

상실되어갈 때, 


섬에 살던 원주민들은 

마른 오징어처럼 머리를 매달고 

눈물로 섬을 채색하기 시작했다.


유년의 섬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이방인들이 건설한 구조물들이 

섬을 장악한다. 


섬의 모든 것들이 낯설어지고 

바다는 뒤집어 눕는다. 

고혈압을 앓는 바다는

더욱 더 쓰러져 누우려 했고, 

그리하여 다시 일어서려 했다. 


그 바다로 목선을 타고 

원주민들은 출항한다. 

섬은 그들과 함께 

가난한 시대의 하반기에서 

잠들지 않으려 했다. 


위급한 바다의 상태, 

수렵기의 바다, 

섬을 떠나 

광란의 바다에 떠 있는 

원주민을 태운 목선.


.

.

.

.

.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다운 사람들은 죄다 떠나버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