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에서 수부는 3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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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밤새도록 꺽꺽대던
천식으로 잠들지 못하는
늙은 수부는
가슴에 머무는 어둠과 함께
새벽녘 아직은 해가 뜨지 않은 겨울바다로 나간다
바람은 가슴을 찢어버릴 듯이 극성을 피우고
파도는 수부의 키보다 높이 일면서
아우성친다
그래도 수부는
멍텅구리 배에 몸을 떠맡기고
어제 손질한 그물을 바다에
투망하기 시작한다
오늘의 삶을 위해
다시 올 내일의 오늘을 위해
수부는 그물과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가라앉으면 가라앉을수록
솟구쳐 오르는 삶처럼
가라앉음으로서 다시 떠오르고
살아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