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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Apr 27. 2018

최고의 문장이란!! - 절실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 방훈의 글쓰기 교실 12

방훈의 글쓰기 교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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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최고의 문장이란!! - 절실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또 한 가지, 문장의 극치라고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절실한 느낌,
즉 다시 말하면 실감(實感)이라는 것입니다.
글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고운 말을 썼다하더라도
글 속에 실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생명이 없는 죽은 글입니다.
실감이라는 것은 작자 마음속에 있는
진정이 저절로 스며 나와
문장 속에 흐르는 것이며, 한 생명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의 흐름이
글의 모양을 빌려가지고 표현되는 것이니까
그 문장을 읽는 사람도 자연히
그 생명에 접촉이 되어 마음이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절실한 느낌이라는 것은 심각한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잠깐 동안 헤어지는 친구를 기차역까지 배웅을 할 때에
엷은 이별의 감정을 맛보았다 할 때에,
만약 이것을 영원히 떨어지고 마는 사람과 같이
심각하게 쓰는 것은
아무리 겉으로 치장하여 써 본대도
실감이 없는 글이 되고 맙니다.


엷은 이별의 감정이면
그것대로 써야만 실감의 문장이 되는 것입니다.
실감대로 쓴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 한(限)한 것이 아니요,
본 것 또는 관찰한 것도
본대로 꾸미지 않고 쓰는 것입니다.


나는 매서운 추위를 무릅쓰고,
이천 여리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떠나온 지 20여 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그 때도 어느새 엄동이 되었다.
고향에 가까이 올수록 날씨는 점점 음산하고 우중충하며,
찬바람이 쌩쌩 몰아쳐 선실(船室) 안까지 스며들었다.
선창(船窓)으로 밖을 내다보니 희끄무레한 하늘 밑에
초라한 마을이 여기저기 흩어져 전혀 활기가 없어 보였다.
나의 마음속에서는 슬픔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아! 이것이 내가 20년 동안 그처럼 그리던 고향이란 말인가?

…중략…

“어머나, 이렇게 변했구려. 수염도 많이 자라고…….”
갑자기 날카롭고 괴팍한 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얼른 고개를 돌렸다.
광대뼈가 불쑥 나오고 입술이 얄팍한 50 전후의 여인이 내 앞에 서 있었다.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 치마도 입지 않은 채,
두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제도기구(製圖器具)인 다리가 가는 컴퍼스와 다를 것이 없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나를 몰라보겠소? 내가 전엔 안아 주었었는데…….”
나는 더욱 놀랐다. 마침 어머니가 들어오셔서 설명을 하셨다.
“그 애가 오랫동안 객지로 돌아다녀서 모두 잊은 모양이오. 아마 너도 생각이 날 텐데…….”
어머니는 나를 보시며 말씀하셨다.
“이 분은 길 건너 양얼샤오(楊二嫂) 아주머니란다. 그 두부 집을 하던…….”
나는 그제야 생각이 났다. 내가 어렸을 때, 길 건너 두부 집에는 진종일 앉아 있던 양얼샤오라는 여인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두부서시(豆腐西施)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는 분을 뽀얗게 바르고 광대뼈도 불쑥 나오지 않았으며 입술도 이렇게 얇지 않았다. 종일 앉아만 있었기 때문에 이처럼 서 있는 자세는 보지 못하였었다.
그 당시에 사람들은, 그녀의 덕분에 두부 집은 장사가 잘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마도 나이 탓이었는지 나는 전혀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여인은 몹시 못마땅한 듯이 경멸하는 표정으로, 프랑스 사람이 나폴레옹을 모르고, 미국 사람이 워싱턴을 모르는 것을 비웃듯이 코웃음을 치며 말하였다.
“본래 귀인은 눈이 높은 법이라…….”
“그럴 리가 있어요? 실은…….”
나는 황망하게 일어서며 말하였다.
“그럼, 내가 이야기를 좀 하겠소. 씬(迅) 도련님, 당신은 훌륭하게 되었다면서, 운반하기도 불편할 텐데, 이런 낡아빠진 나무 그릇을 무엇에 쓰시려오? 나나 주구려.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쓸 수 있으니…….”
“저는 조금도 훌륭하지 못해요. 저는 이런 것을 팔아야만 앞으로…….”
“아이고, 맙소사! 당신은 도대(道臺=道長官)님이 되셨다면서요? 당신은 지금도 첩을 셋이나 거느리고, 나라에 드나들 때면 팔인교(八人轎)를 타고 다니시면 서도 출세를 하지 않았다니? 흥! 어떤 말로도 나를 속이지 못하오!”
나는 더 할 말도 없었으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부자가 되면 될수록 돈에 벌벌 떤다더니, 한 푼도 낭비를 않으니 부자가 될 수밖에……. “
그 여인은 성이 나서 마구 중얼거리다가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길에 어머니의 장갑을 아랫바지 춤에 찌르고 나가 버렸다.
그 후에도 근처의 일가친척들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들을 접대하면서 틈틈이 짐을 쌌다.
이렇게 삼사 일을 보내게 되었다.
날씨가 몹시 추운 어느 날 오후, 내가 점심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며 앉아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 소리가 났다. 나는 그 때, 나도 모르게 몹시 놀라 황망히 일어나 그를 맞으러 나갔다.
그가 바로 룬투였다. 나는 첫눈에 룬투인 것을 알았지만, 내가 상상하고 있던 룬투는 아니었다. 그는 키가 무척 자랐으며 붉고 둥글던 얼굴은 이미 누렇게 변하였다. 그리고 그 얼굴에는 주름살이 부쩍 늘었다. 눈은 그의 아버지와 비슷하였지만 눈두덩이 부어서 불그레하였다. 바닷가에서 농사를 짓노라면 종일 바닷바람을 쏘여서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머리에 낡은 털모자를 쓰고 몸에는 아주 얇은 솜옷을 한 벌만 걸쳤을 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손에는 종이꾸러미와 긴 담뱃대를 들고 있었다. 손도 전에 내가 기억하고 있던 붉고 통통한 손은 아니었다.

…후략…

이것은 중국에 유명한 작가 노신의 고향(故鄕)이란 소설의 한 토막입니다.
발전 없이 변화만 보이는 고향에 대한 안타까움,-지은이가 고향에 돌아가서 보고 느낀 점을 쓴 것으로 문명의 발달을 따르지 못하고 가난 속에 머물러 있는 고향 모습-이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짧은 한 토막글이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또 그 때의 작자의 심경까지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절실한 느낌이 있는 글이라는 것은 이런 글을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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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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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절실하였던 시기를 이야기하고 왜 절실했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가장 절실했을 때를 글로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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